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정오쯤 강원도 강릉 남남동쪽 약 100㎞ 부근 육상에 상륙해 오후 1시 30분 강릉 북쪽 해상으로 빠져나갔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강원 영동에는 시간당 5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하이선이 당초 한반도 내륙에 상륙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와 달리 이날 오전 울산 인근 내륙에 상륙한 뒤 북상해 강릉 남동쪽을 지나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강원뿐 아니라 이날 오전 하이선의 영향권에 있었던 부산·경남 지역 등에 피해가 집중됐다.
강원 동해안 지역에선 시간당 최대 5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강릉시의 경우 안목사거리와 주문진읍 북부 해안도로, 옥계면 헌화로, 강동면 와천로 등 도로 곳곳에 빗물이 차오르면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삼척시도 도계읍 늑구리 국도 38호선과 미로면 동산리 마을 입구 도로가 침수되었다. 9호 태풍 마이삭 때 침수됐던 삼척시 장미공원은 또다시 물바다가 됐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부산에서는 오전 8시 기준으로 태풍 관련 신고가 143건이 들어왔다. 오전 8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려 인근 주택을 덮쳤다. 토사가 주택 출입구를 막아 60대 남성이 집안에 갇혔다가 구조됐다.
오전 6시 29분쯤에는 동래구 온천동 한 육교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멈추면서 57세 남성이 안에 갖혔다가 119에 구조됐다. 또 오전 4시 28분쯤 남구 문현동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졌고,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신호등이 강풍에 꺾이기도 했다.
영도구에서는 한 건물 벽면이 강풍으로 무너지면서 아래에 주차된 차량 2대가 파손됐다. 고속도로까지 침수되며 북구 만덕동 남해고속도로 진출입로 부근은 가드레일이 잠길 정도로 수위가 높아졌다.
부산에서는 광안대교를 달리던 1t 탑차가 강풍에 쓰러져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해 운전자를 구조하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태화강이 범람하고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태화강이 범람하면서 둔치와 인근 도로까지 침수됐다. 또 정전, 도로 통제, 항공기 결항 등 피해가 속출했다. 남구 황성동 일대 130여 가구, 남구 무거동 일대 2만4000여 가구 일부가 정전됐다.
울산 현대자동차 5공장과 현대모비스에 일시 정전이 발생해 조업을 멈췄다. 현재 김포와 제주발 울산행 항공기 3편이 결항했고 결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지역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전남 여수 거문도 폐기물종합처리시설 진입로 일부가 무너졌다. 이 진입로는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50m 가량이 무너졌던 것을 응급 복구를 했던 것이나 이번 태풍으로 다시 무너졌다.
전남 함평군에서는 가로수가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려져 소방 당국이 출동해 제거 작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