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국면에서 최초의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와 미 행정부 간 갈등 사례가 계속 노출되고 있다.
미국 매체 ‘더 프리 프레스’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최근 이란 전쟁을 비판한 교황 레오 14세의 연설 직후 주미 교황청 대사인 크리스토프 피에르 추기경을 국방부로 불러 강하게 질책했다. 콜비 차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했다”며 “교회는 미국의 편에 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비뇽 유수’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뇽 유수는 1309~1378년 교황청이 현재 프랑스 보클뤼즈의 아비뇽으로 강제 이전됐던 시기를 가리킨다. 당시 프랑스 국왕 필리프 4세는 교황 보니파시오 8세의 자국 내 교회 개입 정책을 차단한 뒤 후임 교황을 자기 입맛대로 선출하고 아예 교황청을 로마에서 아비뇽으로 옮겨버렸다. 이후 교황청은 70여년 동안 프랑스 국왕의 지배를 받았다.
레오 14세는 지난해 즉위 이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에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근 부활절을 앞두고 “신은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의 기도를 듣지 않고 거절하신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에는 “오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란 국민 전체를 향한 위협도 있었다”며 “이것은 진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영원히 되살아나지 못할 것”이라며 이란을 위협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레오 14세는 오는 7월 4일 미국 건국 기념 250주년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관계자는 “교황은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가톨릭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교황청 같은 기관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터무니없는 오만함이 드러난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현 상황에 대해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부통령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