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육계를 이끌면서 탁구 단일팀과 올림픽 공동 입장 등 남북 스포츠 교류에 힘을 보탠 장웅(88) 북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명예위원이 지난달 29일 사망했다. IOC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유족과 그의 친구, 동료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정확한 사인(死因)은 알려지지 않았고, IOC는 관례에 따라 스위스 로잔 본부에 사흘간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조선일보 DB

장 위원은 1938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났다. 18세 때인 1956년부터 인민군에서 농구 선수로 복무하며 11년간 북한 대표팀에서 활약했고, 이후 평양체육대학을 거쳐 지도자 생활을 하다 체육지도위원으로 발탁됐다. 북한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부회장에도 올랐다.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1976년 북한 선수단 통역 담당으로 몬트리올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국제 스포츠 행정 업무에 발을 들였다. 1996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과 함께 IOC 위원으로 선출돼 다양한 분과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남북 체육 교류와 관련해 수차례 실무 협상을 담당하며 이름을 알렸다. 1985~1987년과 1989~1990년 열린 남북 체육 회담과 단일팀 구성 회담에 각각 북한 대표로 참석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 입장 등에도 관여하는 등 한국 체육계와 다양한 연을 맺어왔다.

IOC는 “장 위원은 ‘스포츠를 통한 대화’를 확고하게 지지하면서, 남북 간 역사적 논의에 기여해왔다”고 평했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한반도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장 위원의 노력은 스포츠가 어떻게 희망을 피울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줬다”고 그를 추모했다. IOC는 이런 장 위원의 공로를 인정해 2023년 10월 ‘올림픽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북한 축구대표팀 골키퍼 출신으로 IOC에서 행정가로 일한 아들 장정혁, 국제 배구 심판으로 활동 중인 딸 장정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