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선규(67)가 교통사고로 딸을 잃을 뻔한 과거를 털어놨다.
최선규는 1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CGN’ 영상에 출연해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계기를 고백하며 34년 전 겪었던 딸의 교통사고를 회상했다. 그는 “1992년 9월 26일 토요일 아침 9시 50분. 정확히 기억한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생방송을 마치고 나왔는데 후배 아나운서가 울면서 달려왔다”며 “쪽지 한 장을 주는데 ‘딸 교통사고 생명 위독 강남 성심병원 응급실’이라고 적혀있더라”고 했다.
이어 “9시 50분에 연락을 받았다더라. 지금은 12시가 넘었는데. 딸은 세 살이었고 우리 집안 통틀어 35년 만에 태어난 공주였다”며 “이삿짐 트럭이 골목에서 후진하다가 뒷바퀴로 딸을 깔고 넘어갔고 ‘뭐가 끼었나’ 하고 앞으로 또 넘어갔다더라. 딸은 많은 피를 토하고 현장에서 즉사 판정을 받았다. 아내가 차 밑에 들어가 애를 건져내고 응급실에 눕혀놓은 뒤 내게 연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규는 “차만 안 막히면 10분이면 갈 거리였다. 근데 토요일 오후 영등포 로터리를 지나야 했다. 지하철 공사 때문에 1시간 동안 차가 묶였다가 나가는 곳이었다”며 “아비가 돼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을 때가 영등포 로터리에 갇혔을 때다. 그 이후 영등포 로터리를 못 지나다녔고 그 트라우마가 10년 이상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 안에서 ‘우리 딸 한 번만 살려주세요’ 하고 한 시간 동안 싹싹 빌었다. 눈물 콧물 다 빼면서 나하고 바꿔 달라고 했다. 우리 딸 살려주고 나를 데려가 달라고 했다”며 “병원에 갔더니 애가 하얀 천으로 덮여 있었다. 절망적이었다. 혼자 한 시간 동안 안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집에 가자’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고 기억했다.
최선규는 “아무 반응이 없다가 안고 있는지 한 시간도 더 넘었을 때 아이가 뜨끈뜨끈해지면서 온기가 느껴졌다. 꼼지락거리면서 조금씩 움직였다”며 “의료진을 불러서 ‘우리 딸 안 죽었다, 살려달라’ 했더니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조금 있으니 딸이 캑캑댔고, 입을 벌려 손가락을 넣고 밤톨만 한 핏덩이를 건졌다. 그때부터 호흡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어 “그때부터 2년간 병원 생활이 시작됐고 다섯 살에 퇴원했다. 왼쪽 눈 신경이 덜 풀려서 후유증이 남았다. 얼굴을 항상 찡그리고 다녀서 애들이 놀리기도 했다. 그래서 아내와 결단을 내렸다”며 “아들과 딸을 캐나다 밴쿠버로 조기 유학 보내고 1년 뒤 아내가 따라갔다. 난 그때부터 20년간 기러기 생활을 했다.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최선규의 딸은 이후 건강을 회복해 성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9년 전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 승무원이 됐고 현재는 현지 지상직 승무원으로 근무 중이라고 한다. 최근엔 결혼해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아들까지 품에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