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스노보드 김상겸(37·하이원)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상겸은 8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남자 평행 대회전 결승에서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을 맞아 0.19초 차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자, 하계 포함 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이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김상겸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천식으로 2주간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허약한 아이였다. 보다 못한 부모가 운동을 시켰고 육상과 씨름을 하며 체력을 키웠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 스노보드부가 창단하면서 체육 교사의 권유를 받고 본격적으로 슬로프를 밟았다.
2011년 한체대를 졸업한 후에는 실업팀이 없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막노동에 뛰어들었다. 훈련 기간에도 주말 하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운동과 일을 병행했다. 시즌이 끝난 휴식기에도 일용직을 해왔다고 한다. 2019년 현 소속팀에 입단하며 생계 걱정에서 벗어났고 비로소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 한때 주량이 소주 4병을 넘길 만큼 술을 즐겼지만 실업팀 입단 후에는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술도 끊었다고 한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 꼭 10시간의 수면 시간을 유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상겸은 한국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베테랑이자 대표팀 맏형이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4년 소치 대회(17위) 때는 예선 탈락했고, 2018년 평창 대회(15위)는 8강에 오르지 못했다. 또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선 24위에 그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개인 통산 네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이변을 만들어내며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게 됐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32명의 선수가 2명씩 나눠 블루, 레드 코스에서 한 차례씩 경기해 합산 기록에 따라 상위 16명이 결선에 오른 뒤 16강부터 결승까지 단판 승부로 순위를 가린다.
김상겸은 예선 1, 2차 시기 합계 1분 27초 18을 기록, 8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잔 코시르(슬로베니아)를 제친 김상겸은 8강에서 우승 후보였던 롤랜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상대로 승리하고 준결승에서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를 제치며 이변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