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운 유하준(9) 초단이 18일 바둑판에 돌을 놓고 있다. /한국기원

한국기원 출범 이후 역대 최연소 입단자가 탄생했다. 한국기원은 18일 서울 성동구 사옥에서 열린 12세 이하 입단 대회 본선 4회전에서 유하준(9)과 표현우(12)가 입단 자격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유하준 초단은 만 12세 이하 연구생 55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 후보였던 ‘형’들을 줄줄이 꺾고 두 명에게만 주어지는 ‘입단 티켓’을 거머쥐었다.

유하준 초단은 9세 6개월 12일 만에 프로 기사가 되면서 조훈현 9단이 1962년 9세 7개월 5일의 나이로 세운 최연소 입단 기록을 63년 만에 새로 썼다. 세계 최연소 입단자인 후지타 레오(일본·2022년 9세 4개월 입단)의 기록과는 약 두 달 차다.

2016년 6월 서울에서 태어난 유하준 초단은 여섯 살이었던 2022년 말 도서관에서 우연히 어린이 바둑 입문서를 읽은 것을 계기로 승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도서관에 있는 어린이 바둑책을 전부 읽고 바둑 영상도 매일같이 봤다고 한다. 이듬해부터 서울 성동구 한종진 바둑 도장을 다니며 프로 기사의 꿈을 키웠다.

유하준 초단은 19일 본지 인터뷰에서 “평소 학교를 마치고 도장에서 5시간씩 (바둑) 공부했고, 쉬는 날엔 인터넷 바둑을 뒀다”며 “수학이나 보드게임처럼 머리를 쓰는 활동을 좋아하는데 바둑이 가장 안 질리고, 계속 재밌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입단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바둑계 전설인 조훈현 선생님의 기록을 이어받아 기쁘다”고 했다. 존경하는 기사로는 세계 1위 신진서 9단을 꼽으며 “신 사범님처럼 전투를 잘하고 싶다”고 했다.

유하준 초단을 지도한 한종진 9단은 “하준이는 어린 나이에도 주 4일씩 도장에 나와 훈련할 정도로 바둑에 대한 애정이 크다”며 “패기 있는 공격성에 어른보다 더 창의적인 수읽기가 강점”이라고 했다. 한 9단은 “하준이는 바둑엔 늘 진지하지만, 평소엔 장난도 많이 치고 말도 잘 안 듣는 개구쟁이”라며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운 만큼 조훈현 국수님처럼 위대한 업적을 남기길 바란다”고 했다. 유하준과 표현우의 입단으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총 456명(남자 366명·여자 90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