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의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29)이 “사실상 T1에서 남은 프로 생활 전부를 보낼 것이라 생각한다”며 2029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소회를 밝혔다.
2013년 T1에 입단한 그는 일명 ‘롤드컵’으로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에서 6차례 우승한 레전드다. 지난달 롤드컵 우승으로 대회 3연패(連覇) 위업도 이뤘다. T1과 4년 재계약을 맺으며 17년간 한 팀에 몸담게 된 그는 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T1은 금전적 보상 외에도 내게 중요한 것들을 많이 챙겨줬다”며 “개인적으로는 이 팀에서 4년 동안 팬들에게 더 좋은 영감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프로게이머로는 노장에 속하는 나이이지만, 오래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나이가 들더라도 어느 정도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 ‘롤 모델’로 통한다는 얘기에는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내 책임”이라며 “부담이라기보다는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상혁은 최근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인공지능(AI) 모델 그록과의 대결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AI나 빅테크 기업이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갖는 건 긍정적”이라며 “체스는 AI에 정복당한 지 오래됐지만 그래도 내년 대결에서는 저희가 이기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