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박준현. /뉴시스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충남 북일고 야구부 투수 박준현에 대한 학교폭력 처분 결과가 ‘학폭 아님’에서 ‘학폭 행위 인정’으로 뒤집혔다.

피해 학생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태광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은 운동부라는 특수한 환경 내에서 발생한 지속적인 괴롭힘 사안을 행정심판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다퉈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피해 학생의 억울함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박준현은 2023년 2월부터 같은 야구부 소속인 피해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심부름을 시키고 욕설하는 등 언어폭력을 행사해 왔다”며 “부원들 사이에서 집단 따돌림을 주도하는 등 괴롭힘의 수위가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이로 인해 “피해 학생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진단을 받는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 결과적으로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손해를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천안교육지원청이 박준현에게 내렸던 ‘학폭 아님’ 처분을 취소하고 학폭 행위로 인정한 뒤 1호 처분인 서면사과 명령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위원들은 박준현이 피해 학생에게 한 욕설 등이 정신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학폭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태광은 “이번 행정심판 재결은 폐쇄적인 운동부 문화 속에서 은폐되기 쉬운 폭력 행위에 대해 엄정한 판단을 내린 사례”라며 “이번 사건이 단순한 승소를 넘어 학교 체육 현장에 만연한 학교 폭력 사건에 관한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본 사건은 특히 학교 야구부의 팀 성적이 학생들의 진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에이스 선수의 비행을 방관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공정한 경쟁과 인권이 보장되는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결과가 알려지자 해당 야구부 내 다른 피해 학생들의 연락과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향후 추가로 밝혀지는 피해 사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피해 학생들의 권리 구제와 2차 가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준현은 삼성 라이온즈 퓨처스 타격 코치 박석민(40)의 아들이다. 그의 아들인 박준현은 2026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받아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은 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