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통째로 뜯겨 일본으로 반출돼 100여 년간 타향살이하던 조선시대 건축물을 고국 품으로 돌려보낸 일본인 주지스님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국가유산 보호에 힘쓴 유공자로 관월당(觀月堂)을 기증한 사토 다카오(佐藤孝雄) 일본 고토쿠인(高德院)의 주지를 비롯해 개인 10명과 단체 2곳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사토 주지는 승려이자 게이오대 민족학고고학 교수로, 올해 6월 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약정을 맺고 관월당의 모든 부재를 조건 없이 기증했다. 건물을 해체해 관련 부재를 한국으로 옮기기까지 일본 내 비용을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 해외에 있는 우리 건축 유산이 통째로 돌아온 첫 사례다.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을 통한 한국과 일본 양국의 우호·교류 실천에 기여했다”고 표창 사유를 밝혔다.

국가유산청 일본에서 해체되기 전 관월당 모습.

시상식은 9일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 ‘제2회 국가유산의 날’ 행사장에서 진행됐다. 사토 주지 외에 방화선 전북특별자치도무형유산 선자장 보유자, 조정화 백제고도연구소 이사,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박물관, 양구군 산양·사향노루센터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