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진 모습으로 달리는 이봉주.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

이유 모를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던 전 마라톤 선수 이봉주(55)가 건강한 근황을 알렸다.

이봉주는 3일 공개된 가수 션의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 영상에 등장했다. 이날 션은 러너 20명을 초대해 릴레이 달리기에 도전했다. 한 명당 5㎞씩 순서대로 달려 하루 10만 보를 7시간 만에 성공시켜야 하는 이벤트로, 이봉주는 17번째 러너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봉주는 건강을 묻는 션의 말에 “지난주에도 베트남 가서 10㎞를 뛰고 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모두의 응원을 받으며 출발한 이봉주는 중간중간 웃음을 보일 만큼 안정적으로 달렸다. 후반엔 숨이 가쁜 모습도 보였지만 페이스는 떨어지지 않고 유지됐다.

이를 본 션은 “1년 전엔 천천히 걷는 것만 가능했는데 지금은 너무 건강해 보이신다”며 “처음 연락드렸을 때 10㎞를 60분 정도(6분대 페이스) 뛴다고 하셨는데, 지금 4분 25초대 페이스를 뛰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건강해진 모습으로 달리는 이봉주.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

그러면서 “정말 대단하시다. 기적 같은 일”이라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움직이기 힘드셨는데, 재활로 움직이시고 지금은 저만큼 뛰신다는 게 진짜 ‘불사조’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이날 이봉주는 4분 30초 페이스를 유지하며 5㎞를 22분 30초 만에 완주했다.

앞서 이봉주는 2020년 1월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다가 근육 긴장 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았다. 근육 수축과 긴장 정도를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병이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신체 일부가 꼬이거나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봉주가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은 후 모습. 등과 목이 앞으로 굽어 있다. /SBS

특히 목이 비틀리고 기울어지는 사례가 많은데, 이봉주 역시 상체가 앞으로 구부러지고 목이 90도로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팡이 없이는 걷기조차 힘들어 휠체어를 타기도 했다. 그랬던 이봉주는 4년간의 꾸준한 재활과 가족의 보살핌 끝에 지금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올해 초엔 한 방송에 출연해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작년엔 4년 만에 5㎞를 완주했다”며 “아플 때는 정말 30분만이라도 내 몸으로 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지금은 아침마다 일어나 한두 시간씩 등산도 하고 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기록을 보유한 ‘국민 마라토너’다. 마라톤 한국 신기록 3회 달성이라는 대기록까지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2시간 7분 20초 기록은 24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