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첫 주민으로 기록된 고(故) 최종덕(1925~1987) 선생의 삶을 다룬 책 ‘어부지용(漁父之勇)’의 출판기념회가 18일 울릉군민회관에서 열렸다.
독도최종덕기념사업회(회장 박해선)가 펴낸 책은 단순한 인물 전기가 아닌 독도 1호 주민 최종덕 선생이 정착하며 독도를 ‘생활의 섬’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역사적 기록이다.
평안남도 출신으로 울릉도에 정착한 최종덕 선생은 1960년대부터 약 20년간 독도에 머물며 어업 활동과 생활 기반을 스스로 개척했다.
최종덕 선생은 오징어 집어등과 도르래 장치 등 어업 장비를 직접 고안해 오징어 조업 효율을 높였고, 전복 양식과 염장 미역 생산을 시도하며 독도 어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전문가들로부터 받는다.
그는 고립된 환경 속에서도 독도를 삶의 현장으로서의 생활한 개척자였다.
최종덕 선생의 가장 큰 업적은 독도로 1981년 주민등록을 독도로 이전한 것이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주소를 독도로 옮겨, 국제법상 영토 주권의 주요 요건인 ‘인간의 거주’를 실현했다.
이는 독도가 단순한 영유권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 사람이 생활하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대내외에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최종덕 선생은 조업 중 위험에 처한 어민들을 구조하고, 독도 내 주요 시설 공사에 참여하는 등 ‘독도의 수호자’로서 역할도 했다.
그러나 1987년 태풍 ‘셀마’로 평생 독도에 마련한 삶의 터전이 휩쓸려가자 큰 충격을 받았고, 그해 뇌출혈로 쓰러져 일생을 마쳤다.
독도최종덕기념사업회 박해선 회장은 “최종덕 선생은 가족과 함께 독도에서 정주하며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몸소 실천한 분이다”며 “이 책은 척박한 섬을 삶의 터전으로 만든 한 어부의 이야기이자,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일깨우는 책”이라고 했다.
이태선 독도최종덕기념사업회 서울지부장은 “최종덕 선생의 독도 정주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세계에 알린 계기였으며, 독도 개척자로서 그의 탐험가 정신은 아직 회자되고 있다”고 했다.
최종덕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책은 그의 가족과 동료 어민, 해녀와 잠수부들의 구술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책 제목 어부지용은 ‘어부가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라는 뜻이며, 독도의 개척자이자 탐험가였던 그의 삶을 상징한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남한권 울릉군수는 “최종덕 선생은 단순한 어부가 아니라 개척자의 삶을 닮았다. 그는 울릉군민이 포효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렸으며, 실질적으로 접경지역을 지켜온 의인이다”며 “울릉군은 최종덕기념관 설립을 위해 노력 중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