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자 뮤지컬 제작자인 유열(64)이 폐섬유증으로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가 건강을 되찾은 근황을 전했다.
15일 ‘새롭게하소서 CBS’ 채널에는 9년간 폐섬유증으로 투병한 유열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유열은 “3년 전부터 방송 출연 요청을 받았는데 지난해 고비를 넘겼고 이제 건강해져서 방송 출연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다니는 침례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열은 “9년 전 건강검진에서 폐에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폐섬유증인지는 모르겠다고 해 추적 검사를 하던 중, 2019년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갑자기 40도 열이 나 병원으로 실려 갔다. 급성 폐렴이었고, 이후 폐 조직 검사 결과 폐섬유증 진단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의료진은 5~6년 안에 더 나빠질 텐데 회복되는 약은 없고 늦추는 약은 있다”면서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공기 마시라고 해서 크게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독감에 걸리면서 병세는 급격히 악화됐다. 유열은 “상태가 나빠지더니 폐에 구멍이 생기는 기흉이 왔다”며 “폐에 관을 꽂는 시술을 해야 했지만, 몸이 너무 약해 마취할 수 없었다. 마취 없이 시술을 받았는데 이상하게 참아지더라”고 했다.
시술 뒤에도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주치의가 해외 학회로 자리를 비운 사이, 의료진은 유열의 아내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 연명 치료를 하실 건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당시 그의 체중은 41㎏까지 줄어들어 검사조차 불가능했다. 이후 체력을 회복한 그는 기적적으로 폐 이식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를 이어갔다.
유열은 지난해 10월 말 퇴원하며 “사실 유언장을 썼었다”고 털어놨다. “수술 후에도 부정맥으로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갑자기 그때(죽음)가 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몰래 유언장을 썼다”며 “무슨 일이 생기면 아내에게 전해 달라고 교수님께 부탁했는데, 퇴원할 때 교수님이 ‘아내가 아닌 유열님에게 돌려드리게 돼 기쁘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현재 건강을 되찾은 그는 지난 8월 방송된 KBS ‘다큐 3일’ 안동역 편에서 내레이션을 맡으며 복귀 무대에 올랐다.
폐섬유증은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난치성 질환이다. 폐 기능 저하로 신체 주요 장기에 산소 공급이 줄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생존율은 진단 후 평균 3~5년이며, 5년 생존율은 40%가 채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