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했지만, 이 사실을 숨긴 채 세상을 떠난 어르신이 참전 용사로 인정받게 됐다. 지역 내 학도병을 찾는 교육청의 노력이 빛을 본 것이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1998년 별세한 故 최영수씨가 국방부로부터 참전 사실을 공식 인정받도록 지원했다고 1일 밝혔다.
최씨는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경주공업중에 다니던 학생이었다. 전쟁이 터지자 최씨는 즉시 학도병에 지원했고, 같은 해 8월 대구에서 훈련을 받고 육군 1사단에 배속됐다.
그해 최씨는 전우들과 함께 경북 칠곡군에서 벌어진 ‘다부동 전투’에 참전했다. 백선엽 준장이 이끌던 육군 1사단이 악전고투 끝에 북한군에 승리를 거두며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현장에서 최씨도 함께 싸웠다.
이후 1951년 3월 내려진 복교령(학교로 복귀하라는 명령)에 따라 최씨는 경주공업중이 개편된 경주공업고로 돌아가 학업을 마쳤다. 하지만 최씨에겐 전쟁의 기억이 평생의 상처로 남았다고 한다. 최씨가 참전용사였다는 사실은 아내와 아들 등 가까운 가족 외엔 아무도 몰랐고, 최씨 또한 주변에 알리지 않은 탓에 생전에 별다른 보훈 혜택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최씨의 아들 최일권씨와 사위 이호택씨가 나섰다. 아들 최씨는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들은 경북교육청이 올해 9월 25일부터 시작한 ‘경북 출신 학도병 찾기 프로젝트’ 소식을 접하고 연락을 취했다. 6·25 전쟁 당시 참전한 학도병들과 가족, 유족들을 통해 학도병들의 삶과 전쟁 경험 등 자료를 수집하고, 이들이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국방부·국가보훈부 등 관계기관에 알리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경북교육청 측은 앞서 지난해 진행한 ‘경주 학도병 기록물 수집·전시 사업’에서 만난 학도병 출신 어르신들에게 최영수씨의 참전 여부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학도병 어르신 3명이 “최영수라는 전우가 있었고, 그가 참전해 우리와 함께 싸운 것도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하며 보증을 서줬다. 결국 국방부가 참전 사실 확인 통보서를 발급하면서 다부동 전투 이후 75년 만에 최씨의 참전 사실이 공식적으로 인정됐다.
최씨 아들 최일권씨는 “교육청이 학도병의 명예 회복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힘써주실 줄은 몰랐다”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크게 기뻐하실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학교에 있어야 할 나이에 전장에 나선 학도병들의 희생을 기리는 것은 국가기관의 책무”라며 “앞으로도 지역민들의 자료와 제보를 받아 더 많은 학도병들의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