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신영이 스승인 고(故) 전유성의 장례식을 치른 뒤 7일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했다.
29일 김신영은 일주일 동안 자리를 비웠던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 “딸과 북극성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참 멋진 별인 것 같다. 북극성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빛나면서 어두운 곳에서 헤매는 사람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바다의 등대 같은 것”이라는 청취자 사연을 읽었다.
김신영은 “우리 인생에도 길을 잃거나 방황할 때 길잡이가 돼주는 소중한 이를 만나는 게 큰 복이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전한다”며 “우리네 인생에서 등불 같은 사람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정말 어른은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일주일 전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웠다. 이유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개인적인 일이라. 갑자기 자리를 비워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었다”며 제작진과 자신의 자리를 대신한 가수 나비 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전유성이 입원했던 전북대학교의 24병동 3교대 간호사들에게 “굉장히 감사하다”며 “여러분 덕분에 제자로서 할 도리를 했다. 교수님은 떠났지만 교수님이 남겨준 코미디에 대한 철학, 개그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살아 숨 쉴 것”이라고 했다.
김신영은 전유성과 사제지간이었다. 전유성은 예원예술대학교 코미디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조세호·김신영 등 수많은 후배를 가르친 바 있다.
김신영은 지난 22일부터 전유성이 입원해 있던 전북대병원에서 마지막까지 곁을 지켰다. 전유성은 기흉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지난 25일 별세했다.
김신영은 지난 28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엄수된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직접 낭독하며 눈물을 쏟았다.
김신영은 “나의 어른, 전유성 교수님.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며 “전유성 교수님은 병원에서 저에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 즐거웠다.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제자를 넘어 친구로 불러주셨다. 그 따뜻한 마음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했다.
김신영은 “제가 가장 힘들 때 ‘한물 두물 세물 가면 보물 된다, 두물이 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제 코미디를 가장 먼저 인정해주신 분, 모두가 허무맹랑하다고 할 때 제 아이디어를 밤새워 즐거워해주신 분,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분, 어린 제자라도 존중해주신 분, 그분이 바로 교수님이다”라고 고인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