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종로구 주한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만난 파트리시오 수아레스 에콰도르 대사가 현대차 ‘포니’ 모형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1976년 에콰도르에 처음으로 수출된 포니를 양국 협력을 상징하는 교역품으로 꼽았다. /조인원 기자

파트리시오 수아레스(58) 주한 에콰도르 대사의 서울 종로구 대사관 내 집무실에는 현대차 ‘포니’ 모형이 놓여 있었다. 손바닥만 한 모형은 1976년 포니가 처음 수출된 나라가 에콰도르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했다. 지난 14일 이곳에서 만난 수아레스 대사는 “1980년대 대학생 시절에 친구의 포니를 빌려 몰면서 한국이라는 먼 나라를 상상하곤 했다”면서 “양국의 인연이 앞으로 경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997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수아레스 대사는 독일·미국·카타르 등을 거쳐 지난 1월 한국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대사 지위로 부임한 첫 국가인 한국은 특히 각별하다”며 “경제적 연결 고리를 다양화하려는 한국을 상대로 에콰도르가 매력적인 파트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14일 파트리시오 수아레스 주한 에콰도르 대사가 서울 종로구 대사관에서 본지와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수아레스 대사는 “한국과 에콰도르의 인연은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며 시작됐다”면서 그 시발점으로 6·25 전쟁 시기를 꼽았다. “에콰도르는 당시 군대를 직접 파병하지는 않았지만 쌀과 물자를 대한민국에 지원했습니다. 사실 에콰도르도 1949년 대지진의 여파로 힘든 시기였는데, 돌이켜 보면 긴 우정을 위한 옳은 결단이었죠.” 1962년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1976년 6월엔 현대차가 에콰도르에 포니 6대를 수출하며 해외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수아레스 대사는 “한국의 자동차 신화가 에콰도르에서 첫발을 뗐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 “현대·기아차는 지금도 에콰도르 자동차 시장의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2023년 10월 타결된 양국 간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에 집중하고 있다. 양국 국회의 비준을 거쳐 정식 발효되면 한국은 에콰도르에서 에너지, 원자재, 농·수산물 등을 안정적으로 수입하고, 에콰도르는 한국에서 첨단 기술과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아레스 대사는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한국과 에콰도르가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트리시오 수아레스 주한 에콰도르 대사. /조인원 기자

수아레스 대사는 “에콰도르에서 한국은 전쟁과 가난을 극복하고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반열에 오른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며 “분단이나 북한 문제 같은 부정적 인식도 있지만, K컬처와 삼성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기술적 혁신을 이뤄냈다는 긍정적 이미지가 이를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나라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멀다. 수아레스 대사는 “한국과 에콰도르의 심리적 거리뿐 아니라 물리적 거리도 좁히고 싶다”고 했다. “인천에서 (에콰도르 수도) 키토까지 직항 노선을 마련하고 싶어요. 에콰도르엔 갈라파고스 제도나 마찰리자 해변처럼 자랑할 곳이 많거든요. 오가는 시간이 단축되면 한국 분들이 우리 나라를 많이 찾지 않을까요? 자주 만나다 보면 더 가까운 친구가 돼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