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레거시 키친에서 식사를 마친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그 가족들이 KLC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KLC 제공

20·30대 청년 위주로 구성된 봉사단체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청년 봉사단체 ‘코리아 레거시 커미티(Korea Legacy Committee·KLC)’는 지난 17일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광복회 소속 독립운동가 후손과 그 가족들 20명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고 밝혔다.

KLC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5년 설립된 MZ 봉사단체로, 매달 6~10번 정도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 몸이 불편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번에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서울 용산구의 ‘레거시 키친’에 초청해 식사를 대접했다. 초창기 도시락을 구매해 전달했던 KLC는 지난 2022년 6월에 주방 레거시 키친을 오픈한 이후에는 줄곧 이곳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강남구에서 식당 ‘비스트로 앤트로’를 운영하는 윤아름 셰프도 봉사 형식으로 참여했다. 윤 셰프를 비롯해 KLC 봉사자 9명은 오후 2시부터 레거시 키친에 모여 음식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 메뉴는 ‘광복 기념 재탄생’의 의미를 담은 조개 미역국을 비롯해 갈비찜, 태극기 문양이 올라간 백설기 등 9개였다.

식사를 대접 받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젊은 청년들이 독립운동가 후손들까지 챙겨줘 감사할 따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광복회 용산구지회장이자 독립운동가 고(故) 임재혁의 아들인 임민성(71)씨는 “젊은 친구들이 주말에 바쁠 텐데도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 식사를 챙겨줘 정말 고마웠다”며 “아버지도 살아계셨다면 정말 기뻐하셨을 거고, 한국의 미래가 밝다는 걸 느낀 하루였다”고 말했다. 고인은 일제강점기이던 지난 1943년 10월 한국어와 한국사 연구·보급을 위한 석류회(石榴會)를 조직한 공로 등으로 2023년 대통령표창을 추서받았다.

봉사자로 참가한 청년들도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런 행사에 참여한 것이 뜻깊다는 소회를 밝혔다. 직장인 노태연(34)씨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후손분들께 직접 식사를 대접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다시 새기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KLC가 비영리 단체 ‘따뜻한 하루’로부터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소개받아 진행됐다. 평소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힘써 왔던 따뜻한 하루는 KLC로부터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연결해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