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 /인스타그램

병역을 기피하려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23년 동안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49·미국명 스티븐 승준 유)의 팬들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입국 제한을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팬들은 지난 9일 팬 커뮤니티에 올린 성명문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사면 제도에 공감한다”면서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정치인과 공직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유승준은 대법원에서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면서 “그런데도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과 법치주의 정신에 비추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승준은 지난 세월 동안 많은 비판과 제재를 감내해 왔다. 잘못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짊어졌다”면서 “이제는 과거를 돌아보고,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새롭게 살아갈 기회를 부여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팬들은 “유승준 팬 일동은 이재명 대통령님께 간곡히 호소드린다”면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국회의원 등 정치인 사면 검토에서 드러난 국민 통합과 화합의 의지가, 일반 국민인 유승준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부디 대통령의 결단이 형평성과 공정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구현되는 사례가 돼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유승준은 병역 기피로 23년 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1997년 4월 데뷔한 그는 2002년 공익 근무 소집 통지를 받은 상태에서 미국 공연을 하겠다며 출국 허가를 받아 나간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이에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는 것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었고 법무부는 입국을 제한했다.

이후 유승준은 2015년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거부됐고,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 끝에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총영사관은 이후에도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승준은 두 번째 취소 소송을 제기해 2023년 11월 다시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은 작년 6월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했고, 유승준은 같은 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