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마리아 테레사 비 디존-데 베가 필리핀 대사(왼쪽)가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에게 감사패를 받았다./강지은 기자

“한국·필리핀 양국 국민들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오찬 행사에서 4년 임기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마리아 테레사 비 디존-데 베가 필리핀 대사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7월엔 필리핀 외교부로 돌아간다. ‘선플(착한 댓글) 재단’ 이사장인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가 주최한 이날 환송 오찬엔 캄보디아·라오스·태국·카자흐스탄·튀르키예 대사 5명과 이학영 국회부의장,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송카네 루앙무닌톤 라오스 대사(아랫줄 왼쪽부터), 누르갈리 아리스타노프 카자흐스탄 대사, 살리 무랏 타메르 튀르키예 대사, 칭 보툼 랑세이 캄보디아 대사,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필리핀 대사, 선플재단 민병철 교수, 이학영 국회부의장,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 타니 상랏 태국 대사, 안수훈 연합뉴스TV 사장(윗줄 왼쪽부터), 이종호 BGSS안과병원장, 존 민 변호사, 곽정현 KG모빌리티 CSO, 양성전 목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선플재단

2007년 ‘선플운동본부’를 만들어 18년간 선플 운동을 이끌고 있는 민 교수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예술·문화처럼 외국인에 대한 존중 문화도 확산돼야 한다”며 2023년부터 ‘K-리스펙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계절 근로자, 결혼 이주민 등 한국에서 자리 잡는 외국인이 증가하는 만큼 그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 표현도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인종·국가에 따른 편견이 있다”는 한국인 응답은 2019년 62.2%, 2022년엔 67.4%로 늘었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그간 평소 친분이 있었던 필리핀 하원의원들에게 민 교수의 활동을 소개해왔다. 그 결과 필리핀 하원의원의 54%(168명)이 “격려의 언어로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취지의 서약에 서명했다고 한다. 살리 무라트 타메르 튀르키예 대사도 “전세계에서 외국인을 향한 친절과 존중이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묻어날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해 약 7만명의 필리핀인이 한국에 거주하고, 52만명 이상의 필리핀 관광객이 한국에 방문했다”며 “양국 교류 촉진과 존중 문화 확산에 기여한 대사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민 교수는 “향후 미국 전역과 유럽까지 캠페인을 확장해 ‘민간 외교’에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