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HD 소속이었던 김기희 선수. /스포츠조선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시애틀 사운더스에 입단한 김기희가 K리그1 울산HD를 떠난 선수들과 찍은 사진을 두고 “탈출은 지능순”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축구계에 따르면 김기희는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울산HD에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이적한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지능순이지”라는 멘트를 남겼다.

게시물을 확인한 축구 팬은 김기희에게 “이게 혹시 무슨 뜻이냐.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했던 선수님을 오해하고 싶지 않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김기희는 “탈출은 지능순ㅋㅋ”이라며 “넌 마지막ㅋㅋㅋ”이라고 장난스러운 답변을 남겼다.

김기희가 울산HD 출신 선수들과 찍은 사진에 "지능순이지"라는 멘트를 남긴 후 팬과 나눈 대화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당황한 듯한 팬이 “지금 제가 잘못 읽은 거죠?”라고 말하자 김기희는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다. 지인과 장난치다가 메시지가 헷갈렸다”고 했다. 팬은 “이번 일을 계기로 선수님의 진심이 무엇인지 잘 알았다. 지능순이라는 게 제가 생각하는 그게 맞았나 보다”라며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다니 저에게는 큰 상처와 충격”이라고 답변한 뒤 이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울산의 핵심 수비수이자 주장인 김영권은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때 몸담았던 팀과 현재 그 팀에 소속된 동료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은 선수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품격이며 책임”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많은 축구 팬은 김기희를 저격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기희는 “불미스러운 일로 울산팬 여러분께 폐 끼치게 된 점 정말 죄송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했다. 그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며 “가족들은 운동선수로 살아오면서 그런 정신과 마음가짐으로 살았다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언급했다”고 했다. 이어 “울산 팬들과 구단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받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스스로 반성하고 진실된 모습으로 다시 다가갈 수 있는 사람으로 발전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 이 사과문은 김기희 인스타그램에서 삭제된 상태다.

김기희는 2018, 2019년 미국 시애틀 사운더스에서 후방을 책임지다가 2020시즌을 맞아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부터 울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트로피를 안겼고, 2022시즌부터는 3시즌 연속 K리그1 우승에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