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적당함’을 알며 살아야 합니다. 또 계속 읽고 쓰고 대화하고 논의하며 활달한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올해 7월 만 100세, 상수(上壽)를 앞둔 ‘아시아의 정치 거물’ 마하티르 빈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21일 공개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서울 신라호텔) ’100세 정객에게 듣는 귀중한 조언’ 강연에서 “모두가 궁금해 한다. 건강 유지 비결을 알려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마하티르는 이에 더해 ‘움직임’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쉬기만 하면 몸과 마음이 녹슨다. 운동하지 않으면 몸과 근육이 썩고, 생각하지 않으면 뇌가 기능을 잃는다”며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지목했다.
또 마하티르는 한 세기에 가까운 인생을 살아오며 ‘반복의 힘’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오셨냐’는 질문에 “나는 오래 전부터 반복의 힘을 믿었다.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을 때 난 교과서를 수차례 읽었다”며 “반복을 하다보면 그게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난 이 방식이 인생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본다. 무언가를 반복하는 대신 중단하고, 자신을 격리시킨다면 은둔자가 될 뿐이다. 반복의 힘을 우리는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하티르는 ‘정치 선배’로서 정치 참여를 꿈꾸는 젊은 세대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젊은 세대는 정치를 나쁜 것으로 인식해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치를 외면하면 정치는 더욱 저질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물론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겠지만, 그들의 이상(理想)과 가치를 정치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기성세대의 잘못은 신세대가 고칠 수 있다”고 했다.
마하티르는 ‘살아가며 꼭 지켜야 할 세 가지의 가치를 꼽아달라’는 질문엔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 지식, 그리고 책임감”을 골랐다.
1925년생인 마하티르는 1981년부터 2003년까지, 이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24년간 총리를 지내며 말레이시아 정계와 근대화를 이끌었다. 농업 국가였던 말레이시아를 철강·자동차를 생산하는 무역 강국으로 성장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통치를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05년 제1회 ALC에도 참석했던 마하티르는 그간 배울 점이 많아 한국을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