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길원옥 할머니의 유족이 24일 인천시청 접견실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일에 써 달라며 기부금 1000만원을 인천시에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엔 길 할머니의 며느리 조근순씨와 아들 황선희 목사, 유정복 인천시장, 김석순 사회적협동조합 나라인재개발원 인천성폭력상담소장, 시현정 인천시 여성가족국장(사진 왼쪽부터)이 참석했다. /인천시

“돌아가신 어머님이 환하게 웃으면서, 잘했다고 칭찬해 주실 것 같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길원옥 할머니의 유족이 24일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는 일에 써 달라”며 인천시에 성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길 할머니의 며느리 조근순(67)씨는 이날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부금을 전달한 직후 “어머님을 잘 보내드리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남편과 상의 끝에 기부를 결정했다”며 “어머님이 일생을 그렇게(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사셨던 만큼,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 인천시에 연결을 부탁드렸다”고 했다.

그는 “처지가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언제나 그냥 보내질 못하고 대접을 하시던 어머님의 섬김과 나눔 정신을 조금이나마 실천하고 싶었다”며 “어머님이 ‘그래 잘했다’고 천국에서 칭찬해 주실 것 같다. 유익한 삶을 살기 원하셨던 어머님이 행복해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부금 전달식엔 조근순씨를 비롯해 길 할머니의 아들 황선희 목사와 김석순 사회적협동조합 나라인재개발원 인천성폭력상담소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길 할머니 유족이 전달한 기부금은 인천성폭력상담소가 사용하게 된다.

인천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 피해자가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치유 받을 수 있는 ‘심신회복 프로그램실’을 조성‧운영하는 데 이 기부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김석순 인천성폭력상담소장은 “여성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셨던 길 할머니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기 위해 심신회복 프로그램실 이름을 ‘길’로 하기로 했다”며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고 길원옥 할머니 유족의 선한 기부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존중과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해 온 길 할머니는 건강 악화로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 16일 9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길원옥 할머니 영정에 헌화하는 시민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