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2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졸업생 대표 연설자로 선정된 영어교육과 장세원씨./본인 제공

서울대학교 제79회 학위 수여식 졸업생 대표 연설자로 영어교육과 19학번 장세원씨가 선정됐다. 장씨는 재학 기간 350시간 봉사하는 등 꾸준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한 점을 인정받아 졸업 연설자로 추천됐다.

장씨는 대학 시절 내내 청소년 대상의 멘토링, 외국인 유학생 대상의 한국어 교실 등 교육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는 본지 서면 인터뷰에서 “막연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봉사 프로그램 모집 글을 보면 신청하곤 했는데, 돌아보니 350시간의 봉사를 하게 됐다”고 했다.

장씨는 봉사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해 멘티들과 캠퍼스 탐방을 갔던 날을 꼽았다. 비대면으로 소통하던 멘티들을 처음으로 대면해 만나는 자리였다. 지체장애로 전동 휠체어를 타는 장씨는 몸이 불편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멘티들의 환상이 깨지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밝혔더니 멘티가 ‘언니가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어요. 보기만 하면 돼요’라고 말해 큰 용기를 얻게 됐다”며 “내가 가진 모습을 신경 쓰기보다 ‘나라는 사람’ 자체를 갈고닦는다면 진심은 언제나 통함을 깨달은 순간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멘토링 봉사를 하며 장씨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멘티들이 가진 반짝반짝 빛나는 장점들을 발견하고 이를 말해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의 배경에는 그의 멘토인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이 있다. 장씨는 “내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보다도 더 나를 긍정적으로 봐주셨고, 그래서 내가 가진 것 이상의 가능성으로 학업에 열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장씨는 교사 임용을 앞두고 연수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중등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해 3월부터 중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근무할 계획이다. 멘토링 활동을 하며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매일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면 앞으로의 인생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고 느껴 영어 교사로 진로를 정하게 됐다. 그는 “중학교 시절에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만으로 학원 등록을 거절당한 적이 있다”며 “각자가 가진 다름이 학업상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교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식에서 장씨가 선보일 연설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우리가 되자”는 내용이다. 그는 “학우들 하나하나가 큰 배움을 가져다주는 선생님이었다. 나보다 훨씬 우수한 학우가 많기에 연설 제안을 받고는 ‘내가 해도 되나’ 고민 많이 했다”며 “나를 선정한 이유도 있을 것 같아 진심을 담아 연설문을 작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도전의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간절히 꿈꿔왔던 희망과 우리가 증명해온 가능성을 기억한다면 못 해낼 것이 없다. 언제나 그랬듯 결국 해내고 말 스스로를 믿으며 힘차게 나아가자”는 말을 하고 싶다고 장씨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