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로서 무료 급식소를 이용해 온 80대 여성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00만원을 기부했다.
경북 김천시는 지좌동에 거주하는 김재순(87) 할머니가 500만원을 기부했다고 9일 밝혔다. 김 할머니는 “지역 내 무료 급식소인 ‘공양방’과 ‘야고버의 집’ 두 곳의 운영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할머니는 오랜 시간 공양방과 야고버의 집 두 곳에서 끼니를 해결했다고 한다. 지난 3년전부터 건강 악화로 바깥 활동이 불편해지면서 김 할머니는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남편과 자녀 등 동거 가족이 없는 김 할머니로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할머니의 사정을 전달받은 무료 급식소 측에선 봉사자들을 통해 직접 식사를 만들어 할머니의 집으로 배달했다. 월·화·수 3일은 야고버의 집에서, 목·금·토 3일은 공양방에서 배달을 책임졌다. 일요일엔 토요일 먹고 남은 음식을 할머니가 아껴 먹는 식이었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정부에서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해 지급되는 생계지원금을 아껴 500만원을 모았다. 무료 급식소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김 할머니는 “홀로 사는 이 노인의 한 끼 식사를 위해 봉사해주는 무료 급식소 측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그동안 너무나 큰 도움을 받았는데, 또다른 이웃들도 따뜻한 식사를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게나마 기부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어버이날에 김천시는 김 할머니의 집을 찾아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무료 급식소 측은 할머니의 기부금을 급식소 운영, 관리 등에 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