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임원이지만, 저도 첫 월급 76만원 말단 사원이었습니다. 마케팅 종사를 꿈꾸는 학생들의 각양각색 창의적 답변을 보며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대학생 상대 무료 마케팅 학교인 ‘꿈꾸는 자들의 마케팅 학교(Dreamers Marketing School·DMS)’가 이달 초 10주년을 맞았다. 이 학교를 만든 이관섭(55) 유베이스 글로벌 사업 총괄 겸 전무는 본지와 만나 “학생들을 만나면, 나의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 전무는 1993년 마케팅 업계에 몸담았다. 2007년 37세의 나이에 LG전자 최연소 상무에 임명됐다. 그가 유행시킨 대표 마케팅 상품으로는 피자헛의 ‘리치골드’ 피자 시리즈가 있다.
이 전무가 대학생들을 상대로 무료 학교를 연 건 전자, 유통, 요식업계 등에서 쌓은 다양한 마케팅 경험을 나누고 싶어서였다. 그는 이를 ‘성숙한 이기심’이라고 했다. 강사진은 이 전무가 지인들을 초빙해 운영했다. 매년 6개월 동안 25명의 학생을 모아서 마케팅을 가르쳤다.
이 전무는 “학교 지원서 질문 중에 ‘마케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는데, 마케팅을 농사짓기, 퍼즐 맞추기, 심지어 효자손에 비교하는 등 모두 다 다른 답변을 낸다”며 “엉뚱하지만 기발한 비유를 활용해 말하는 학생들에게 배운다”고 했다.
10주년을 맞은 마케팅 학교는 졸업생이 200명이 넘는다. 1기 졸업생들은 이미 마케팅 업계에 진출했고, 이들 중 일부는 학생들의 멘토가 됐다. 이 전무는 “단순 멘토뿐 아니라 DMS의 강사진이 모두 졸업생들로 채워지길 바라고 있다”며 “죽으면 묘비에 DMS 교장으로 살고 갔다고 적히고 싶다”고 했다. 그는 “DMS 활동은 내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졸업생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