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사랑일 뿐야’ ‘입영열차 안에서’ 등을 부른 가수 김민우(55)가 19년차 외제차 딜러로서의 근황을 전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민우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한국 판매법인 한성자동차 강남전시장에서 19년째 일하고 있다. 현재 직함은 영업부장이다.
1990년에 데뷔한 김민우는 ‘사랑일 뿐야’, ‘입영열차 안에서’를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누렸다. 데뷔 앨범은 100만장 넘게 팔렸고, 두 곡 모두 ‘가요톱10′에서 5주씩 모두 10주 동안 연속 1위하기도 했다.
이런 기록에도 김민우는 가수로서 활동한 기간보다 세일즈맨으로서 산 세월이 더 길다. 그는 데뷔한 지 3개월 만에 입대하게 됐다. 당시 소속사가 ‘실제 입대를 해서 인기를 극대화시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우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도 “완전 군장으로 ‘입영열차 안에서’를 부르며 연병장을 돌았다”고 했다.
전역 후 3년간 음악 활동을 했으나 이전만큼 관심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빚을 내 만든 녹음실마저 불에 타면서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밤 무대를 전전했지만 IMF 사태로 클럽들이 문을 닫으면서 가수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
그러다 지인 소개로 수입차 영업에 발을 들여 놓으며 자동차 딜러로 전업했다. 2005년부터 벤츠 딜러로 일하며 현재까지 판 벤츠 차량은 940대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에도 68대를 파는 등 연간 65대 안팎의 판매량을 자랑한다. 이런 영업 역량이 인정받아 ‘세일즈 마스터’ 호칭을 부여받았다.
가수 경력이 영업에 도움이 될까. 김민우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는 “고객들이 자신의 신용, 개인 정보가 유명인에게 전달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제가 가수인지 모르고 (구매) 계약하는 분이 80% 정도 된다”고 했다.
김민우는 영업 철학에 대해 “단순히 돈만 버는 게 아니라 노력으로 성과를 내며 멋지고 당당히 할 수 있는 게 세일즈”라며 “끝없이 기다리며 계속 연습하는 직업이 가수라면 세일즈는 자기가 움직여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세일즈맨으로 치열하게 살던 2016년 그는 혈액암을 앓던 부인과 사별했다. 슬하에는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중학생 된 딸이 있다. 그는 “재혼하려는 사람이 있다”며 새로운 가정을 꾸릴 계획임을 밝혔다.
김민우는 강남전시장에 흘러나오는 곡을 선정하는 등 여전히 음악 듣기를 좋아한다. 본업에 충실하면서 리메이크곡으로 새 앨범을 낼 뜻도 있다고 한다. 그는 “‘저를 고객에게 드린다’는 진심과 솔직함으로 먼저 다가가려 한다”며 “올해는 벤츠 누적 판매 1000대 돌파가 목표다. 제 삶은 지금도 라이브(LIVE)”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