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생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 판다 자매는 야외 놀이터인 방사장이 신기한 듯 장난을 치고 있다. 지난해 7월 7일 태어난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는 국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동생들이다./뉴시스

4일 오전 경기 용인 에버랜드 판다 월드. 강철원(55) 사육사가 쌍둥이 자이언트 판다 자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를 한 마리씩 품에 안아 방사장에 내려놨다. 두 판다는 처음 보는 바깥 세상과 사람들이 낯선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둘째 후이바오가 대나무를 먹고 있는 어미 ‘아이바오’를 향해 뒤뚱뒤뚱 걸음마를 떼자 관람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모두들 카메라로 쌍둥이 판다를 찍느라 분주했다.

내실에만 머물던 쌍둥이 판다들은 생후 6개월 만인 이날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송영관(45) 사육사는 “안에만 있다가 처음 나오는 쌍둥이 판다들에게는 방사장의 모든 것이 호기심 대상”이라며 “흙, 바위, 돌멩이, 남천 나무, 나무 평상과 미끄럼틀, 각종 지형지물이 쌍둥이에게 놀이와 탐구 대상”이라고 했다. 방사장은 판다들에게 야외 놀이터이면서, 관람객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4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생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왼쪽)·후이바오. 판다 자매는 야외 놀이터인 방사장이 신기한 듯 장난을 치고 있다. 지난해 7월 7일 태어난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는 국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동생들이다. /뉴시스

작년 7월 7일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쌍둥이 판다는 그동안 판다 월드 내실에서 비공개로 지냈다. 두 판다의 근황은 에버랜드 소셜 미디어에서만 접할 수 있었다. 출생 당시 180g, 140g이었던 쌍둥이의 몸무게는 그사이 60배 이상으로 늘어 모두 11㎏을 넘었다. 쌍둥이가 걷기 시작하면서 에버랜드 측은 작년 12월 방사장 나들이 준비를 시작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분만실에서 내실로, 아무도 없는 방사장에 나와 사전 답사도 했다”고 했다.

관람객 앞에 나타난 쌍둥이 판다는 나무 다리와 나무, 바위 등 보이는 대로 달려들어 매달렸다. 짧은 양팔을 뻗고 올라가려고 버둥거렸다. 송 사육사는 “6개월 된 판다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며 “천적을 피할 수 있는 곳이 높은 나무여서 내실에서도 철봉 등 올라갈 곳만 있으면 붙잡고 올라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4일 오전 경기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지난해 태어난 아기 판다 '쌍둥이 바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일반 관람객에게 처음으로 공개 되고 있다. /이태경 기자

겉보기에도 비슷한 쌍둥이 판다는 같이 생활하며 성격도 닮아간다고 한다. 태어난 직후에 활달한 성격이었던 루이바오는 최근 차분해지고, 무던했던 후이바오는 거꾸로 활발해졌다고 한다. 송 사육사는 “쌍둥이의 언니 ‘푸바오’가 동생들에게 성격을 나눠준 것 같다”며 “신중하고 겁이 많으면서도 장난기가 많은 모습”이라고 했다.

사육사들에게는 겉모습을 구별하는 요령도 있다. 송 사육사는 “첫째 루이바오는 눈 사이에 쌍가마가 있고, 동생 후이바오는 눈 사이 가마가 하나뿐이다”라고 했다.

쌍둥이 판다는 앞으로 몇 달간 어미 아이바오와 함께 매일 오전에만 공개된다. 쌍둥이 판다가 공개되는 시간에는 판다 월드 관람 인원도 줄일 예정이다. 어린 판다들의 외부 환경 적응을 돕기 위해서다. 맏언니인 푸바오도 중국 송환 전까지 판다 월드에서 만날 수 있다.

방사장에 등장한 쌍둥이 판다를 촬영하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 /이태경 기자

막 방사장에 들어선 쌍둥이 판다를 본 사육사들은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판다의 ‘큰할아버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는 “지금은 방사장이 어색한 듯 보이지만, 곧 익숙해졌을 때 내실로 안 들어가려고 하면 ‘퇴근 전쟁’이 걱정된다”며 웃음 지었다. 강 사육사는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는 퇴근하자고 할 때 제때 잘 들어가 줬으면 좋겠다”며 “또 할아버지가 방사장에 심어준 나무들을 푸바오 언니처럼 함부로 뽑지 않고 아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 사육사는 “쌍둥이들이 와서 행복이 확장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퇴근 시간이 푸바오 때의 딱 두 배로 버거워질 것 같아 걱정도 되지만, 또 그만큼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행복한 각오를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