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에도 아버지가 야생화를 방에 가져와 기르셨다고 해요.”
역대 대통령들을 주제로 청와대에서 열리고 있는 청와대 개방 1주년 특별 전시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에 주말인 지난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방문했다. 김 이사장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물건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관람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개관 첫 주말(6월 3~4일)에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방문해 즉석에서 해설사로 나선 데 이은 ‘깜짝 방문’이다.
이번 전시는 청와대를 거쳐간 역대 대통령 12명의 상징적 물품과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아내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원예 가위’를 보며 “아버님께서 대통령이 되시기 전 잠시 옥중 생활을 하시던 때에 야생화를 보시곤 방으로 가져와 기르셨다고 들었다”며 “대통령 재임 시에도 지속적으로 화초를 가꾸시던 모습이 선명히 기억난다. 계절마다 활짝 핀 꽃을 정말 좋아하셔서 화원 관리에 힘쓰셨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어 “그것이 지킴과 평화에 대한 아버님만의 자세가 아니었을까 한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이 여러 전직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에 초대했을 당시 사진을 보고는 “’통합’의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의 신철식 회장도 18일 전시장을 방문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문 타자기’ 앞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젊은 시절 사진이나 한미동맹 타자기를 보고 흥미를 느끼는 40~50대 관람객들을 보면서, 이런 방식으로 이 전 대통령을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세계 6대 강국 반열에 올라선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간 대통령들에 대해 국민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전시가 이뤄져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신 회장은 고(故)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아들이기도 하다.
문체부는 지난 1일 개막한 이번 전시회에 18일까지 모두 10만1017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주말엔 하루 평균 8000명 이상이 찾아 입장 대기 줄이 200~300m씩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을 여행 중인 20대 미국인 관람객은 “백악관과 청와대를 비교하면서 둘러봤다”며 “청와대에서 볼 수 있는 한국의 건축 디자인이 흥미롭고, 대통령들의 이야기를 에피소드를 통해 들여다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