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보좌관

국회의원 사무실이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 의원회관 322호에 가면 항상 그가 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의 이준우(49) 보좌관이다. 지난 4년을 꼬박 사무실 한쪽에 펴놓은 간이 침대에서 잤다.

올해로 20년 차 보좌관인 그가 2019년 6월부터 의원회관에서 숙식을 하게 된 것은 2018년 4월 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 결심을 하면서다. 그는 “서울 집을 정리하고 부산에 집을 얻어 선거 운동에 돌입했는데 당협위원장이 애초 약속했던 공천이 번복됐다”며 “무소속 출마했지만 5%도 득표하지 못했고 2억원의 선거 비용은 빚으로 남았다”고 했다.

이후 빚을 갚느라 서울에 단칸방 구할 여력이 되지 않은 그는 “의원회관 숙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눈을 뜨면 사무실이었고 눈을 감으면 집이었다. 회관 1층 헬스장에 딸린 샤워실에서 몸을 씼었지만,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헬스장마저 폐쇄됐다. 주변 도움을 받아 지방 기업 출장소 직원들이 홀로 사는 사택을 전전하며 씻는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역설적으로 국회에서 먹고 자던 이 시기 그는 업무에서 빛을 발했다. 2019년 8월 19일, 조국씨 딸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에서 두 번 유급을 하고도 6번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는 한국일보 1면 특종 기사가 그의 작품이었다. ‘조국 사태’의 시발을 알린 기사였다. 그는 “새벽부터 밀려드는 기자들 전화 역시 의원회관에서 자다 깨서 받았다”고 했다. 2020년 태국 현지로 날아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 자녀가 고액 학비가 드는 국제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보좌관은 “오히려 생활이 단순해지면서 일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고 했다.

부산 집에는 주말에만 가다 보니 여섯 살 딸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빠는 주말에만 보는 사람”으로 안다고 했다. 2004년 미국 사례를 보고 조수석 뒤에 유아용 카시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법안 발의가 보좌관으로서 그의 첫 성과다. 이 보좌관은 “오너나 개인을 위해 일하는 직업과 달리 국민 실생활에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의회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곧 빚을 얼추 갚는다는 그는 “국회에서 자는 생활이 익숙해지면 안 되는데 점점 편해져서 큰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