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웃사이더(왼쪽)와 ‘노래하는 교장’ 방승호씨가 ‘콜드 블루, 둘레길’을 녹음하고 있는 모습. 음원 수익은 음반 제작을 지원한 푸른나무재단에 기부돼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쓰인다. /푸른나무재단

“어느 날부터 나를 빼고 웃던 아이들, 나도 그 웃음 잘 짓는데 싶었어... 날 혼자 걸어가지 않게 해줘, 내 뒷모습을 봤다면, 먼 길로 돌아가지 않게 해줘.”(’콜드 블루, 둘레길’ 가사)

20여 년간 음악과 놀이를 이용한 상담으로 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줬던 ‘노래하는 교장’ 방승호(62)씨와 가수 아웃사이더(40)가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음반을 냈다.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의 절절한 심정과 호소를 담은 ‘콜드 블루(Called ‘Blue’), 둘레길’이라는 ‘싱잉 랩’이다.

18일 정오 음원 공개를 하루 앞두고 방씨와 아웃사이더는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가 학폭 피해자들이 스스로 아픔을 꺼낼 수 있는 계기가 됐듯 노래 역시 어떤 정책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 교장 등을 지내고 올해 정년 퇴직으로 35년 교직 생활을 마친 방씨는 ‘노래하는 교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술 과목 교사인 그는 20년 넘게 상담 선생님을 자처해 수많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들을 만났다.

“이 세상에서 학교 폭력이 제일 나빠요. 오래 가기 때문이에요. 성인이 돼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움츠러들고 불안하게 만들죠.”

그는 교장 시절 담배 피우는 아이들을 위한 노래 ‘노타바코’, 게임에 빠진 아이를 위한 게임 송(’Don’t worry’), 공부를 포기한 아이를 위한 공부 송(’배워서 남주나’) 등을 만들어 불렀는데, 노래를 통해 학내 문제들이 해결되는 과정이 ‘스쿨오브락’이라는 다큐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2년 작업 끝에 나온 이번 음반은 그의 9번째 앨범이다.

방씨는 “2년 전 한 학생이 따돌림을 당한 뒤부터 ‘구겨진 상자 안에서 사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며 “그 학생이 자작 랩을 만들며 슬픔을 이겨내고 있는 것을 보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노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설립된 푸른나무재단이 제작 지원에 나섰고, 재단 홍보 대사인 아웃사이더가 흔쾌히 참여했다. 방씨의 추천으로 고등학생(현재 대학생) 썬더 드래곤(예명)이 실제 목격한 학교 폭력의 아픔을 담아 작곡·작사했고, 아웃사이더도 작사에 참여했다. 랩을 해본 적이 없던 환갑의 방씨는 7개월간 맹연습을 통해 곡을 소화했다.

아웃사이더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홍보 대사 등으로도 활동하며 전국 중·고교에서 강연 등을 해왔다. 그는 “저도 학생 때 힘든 시기에 누군가의 음악, 영화 등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저도 그런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음반 제목 ‘콜드 블루(Called ‘Blue’)도 그가 붙였다. ‘희망으로 불리는’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분기마다 청소년들을 위해 1~2곡씩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방씨는 “장학사, 장학관 등 저도 다 해봤지만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음악을 통해 학생들을 돕는 일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폭력이 발생한 뒤, 학폭위가 열리고 변호사까지 등장하면 그 일은 인생에 낙인이 돼 가해자에게도 피해자에게도 잊을 수 없는 일이 됩니다. 노래를 통해 아이들을 다독이고 교내에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면 학교 폭력 상처도 햇빛에 눈 녹듯 녹아 없어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