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미 CBS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진행자 윈프리. /유튜브

2015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유명 방송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에게 러닝메이트 자리를 제안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보다 훨씬 앞선 과거에 윈프리와 부통령직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은 편지가 공개됐다.

9일(현지 시각) 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곧 출간 예정인 ‘트럼프가 받은 편지들’이라는 책에 윈프리와 주고받은 편지가 담겼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2000년에 주고받은 편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먼저 ‘우리가 받을 자격이 있는 미국(The America We Deserve)’이라는 그의 책 일부 내용과 함께 윈프리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미국인들은 윈프리의 지능과 배려에 대해 존경하고 감탄한다”며 “수백만 명의 여성이 자신의 삶을 개선하고, 학교로 돌아가고, 읽기를 배우고,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도록 영감을 줬다”고 윈프리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첫 번째 부통령 선택은 윈프리가 될 것”이라며 “윈프리를 얻을 수 없다면 그녀와 같은 사람을 원한다”고 적극적으로 러닝메이트가 되어줄 것을 청했다.

이에 윈프리는 “당신의 말이 나를 조금 울컥하게 만들었다”면서도 “고결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 이를 알아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했다. 이어 “(러닝메이트가 된다면) 대단한 팀일 것”이라면서도 “함께 공직에 출마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답장을 보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5년 6월 대선 출마 발표 때 “러닝메이트(부통령)로 오프라 윈프리가 좋을 것 같다. 함께 한다면 선거에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의 러닝메이트가 되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윈프리는 러닝메이트로 나서지 않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트럼프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서기로 한 후로는 윈프리가 더 이상 대화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윈프리가 진행하는 쇼의 질문들은 편파적이고 사실 관계도 부정확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받은 편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업인과 정치인으로 지내던 시절 유명 인사, 정치인, 국가 원수 등과 주고받은 150통의 편지와 이에 대한 자신의 논평을 실은 책이다. 다음 달 25일 발간을 앞두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뿐 아니라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리처드 닉슨·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 등과 주고받은 서신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