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트위터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지 여부를 온라인 투표에 부쳤는데 과반이 머스크의 사임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CNN 등은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 “결과가 불리하게 나올 경우 그가 트위터를 인수한 지 두 달도 채 안 돼 CEO 자리를 떠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18일(현지 시각)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내가 트위터의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올리고 ‘찬성’ ‘반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나는 이 투표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투표는 이날 미 동부 시각 기준 오후 6시 20분(한국 시각 19일 오전 8시 20분)부터 12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총 1750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57.5%가 머스크의 대표직 사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과반을 넘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만 머스크는 사임 시점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새 CEO를 뽑은 것 같다’고 언급한 트위터 사용자에게는 “(현재) 후임자는 없다”고 답했다.

이번 투표는 최근 트위터가 머스크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유력 매체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정지시켜 논란이 일던 와중에 나왔다. 앞서 트위터는 머스크의 전용기 위치 추적을 하던 트위터 계정을 차단한 것에 관해 기사를 쓴 워싱턴포스트(WP) 기자 등의 계정을 정지했다가 비판이 일자 복구했다. 머스크는 사임 관련 찬반 투표를 올리기 직전 트위터에 “사과한다”며 “향후 주요 정책 변화에 관한 투표가 있을 것이다”라는 글도 올렸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찬반 투표를 올린 배경에 트위터 인수로 자금 압박을 받는 가운데 투자자들로부터 ‘오너 리스크’ 해소를 요구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머스크의 가족사무소 ‘익세션’은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트위터 비상장 주식 매수를 제안했는데 한 자산운용사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 계획이 있는지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가 CEO 자리를 내려놓아야 추가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을 가한 셈이다. 논란이 계속되는 중에도 트위터는 이날 트위터 내에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미디어(SNS)를 홍보하는 계정을 정지하고 게시물을 삭제하겠다고 해 항의가 잇따랐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변덕스럽고 충동적인 방식으로 인해 광고주 등이 이탈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