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결정했던 애슈턴 카터 전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저녁 보스턴에서 향년 6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의 유족은 25일 “카터 장관이 ‘갑작스러운 심장 문제’로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미국의 안보 그리고 국제관계학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일생을 헌신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카터 전 장관은 2015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국방장관을 지내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2년을 함께했다.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중부군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가 사드 배치를 놓고 경쟁할 때 카터 전 장관이 직접 개입해 2016년 한반도 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의 모든 전투 병과를 여성에게도 개방하고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군 복무 금지 규정을 철폐한 국방장관으로 유명하다.

1954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카터 전 장관은 물리학과 중세사 이중 전공으로 1976년 예일대를 졸업한 뒤, 로즈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 유학해 1979년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부음 기사에서 그가 “이론물리학 교육과 핵무기 지식을 이용해 국방부 지휘부까지 올라갔다”고 평했다.

하버드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카터 전 장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 초반인 1993~1996년 미 국방부 국제안보정책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냉전 종식 후 구소련 국가에 남은 핵무기 해체, 핵확산금지조약(NPT) 갱신 등을 진두지휘했고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에도 관여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조달·기술·군수 담당 차관과 부장관을 거쳐 장관직에 올랐다. 퇴임 뒤에는 다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과학국제문제센터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애시 카터는 타고난 애국자였다”며 “부통령 시절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미군의 준비 태세와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하고자 그의 맹렬한 지성과 현명한 조언에 의존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