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폐에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의 얼굴이 새겨져 유통된다. 미 조폐국은 18일(현지 시각) 20세기 초반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중국계 여배우 안나 메이 웡의 얼굴이 뒷면에 각인된 25센트 주화 생산을 시작했다.
메이 웡은 1905년 LA 차이나타운에서 세탁업을 하는 중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출생, 14세부터 배우 생활을 했다. ‘상하이 익스프레스’ 등 여러 영화에 출연했지만 할리우드의 인종차별 때문에 유럽으로 건너가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영화에서 인종이 다른 배우끼리의 신체 접촉 묘사를 금지하는 미국 법 때문에 주연으로 출연할 수 있는 영화가 제한됐다고 한다.
미 연방의회는 지난 2020년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미 수정헌법 제19조 발효 100주년을 기념, 미 역사상 중요한 여성들이 등장하는 특별 주화를 제작해 유통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별 주화로 선택된 25센트 동전은 ‘쿼터(quarter·1달러의 4분의 1이란 뜻)’로 불리며 미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는 동전이다. 쿼터 앞면엔 건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옆 얼굴과 함께 ‘우린 신을 믿는다(In God We Trust)’란 국가 표어가, 뒷면엔 흰머리수리가 새겨져 있다.
올해 미 조폐국은 흑인 시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마야 안젤루를 시작으로, 미 최초의 여성 우주인 샐리 라이드, 체로키 부족 첫 여성 추장 윌마 맨킬러, 여성 참정권 운동가 니나 오테로워런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메이 웡의 얼굴이 뒷면에 담긴 25센트 동전을 발행했다. 2025년까지 총 20명의 여성이 등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