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 이스마엘 알토이에스 前 대표. /박상훈 기자

10월 13일은 ‘세계 실패의 날’이다. 세계적인 창업 강국인 핀란드에서 2010년 시작한 날로 각국에서 창업을 꿈꾸는 학생, 교수, 기업인 등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 실패 경험을 털어놓고 서로의 실패를 위로하며 격려한다.

한국에서도 이를 기념하는 행사인 ‘제2회 재도전국제포럼’이 지난 13일 열렸다. 세계 실패의 날을 주관하고 있는 핀란드의 창업 지원 비영리단체 ‘알토이에스(AaltoES)’의 전 대표 모나 이스마엘(27)도 2년 연속 방한해 행사에 참석했다. 알토이에스는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학교 학생들이 2009년 만든 창업 지원 커뮤니티로 현재 세계적 스타트업 축제 중 하나인 ‘슬러시(Slush)’를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단체다.

11일 서울 중구 호텔에서 만난 이스마엘은 핀란드에서 세계 최초로 ‘실패의 날’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들려줬다. “10여 년 전 핀란드에서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 업체 ‘노키아’가 휘청거리면서 국가 경제도 함께 위기에 빠지는 것을 보며 스타트업 창업가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생겨났어요. 똑똑한 인재들이 실패를 두려워해 창업 대신 안정적 직장을 찾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당시 (알토이에스) 선배들이 실패를 축하하는 특별한 날을 만들게 됐죠.”

이스마엘 또한 알토대에 다니다가 2019년 알토이에스에 들어가 지난해 대표를 맡았고 올해는 다양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음악·스포츠·음식 등 카테고리별로 묶어주는 플랫폼을 개발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스마엘은 “성공한 창업가들도 늘 실패의 두려움을 안고 산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실패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기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을 개발한 스타트업 ‘수퍼셀’은 프로젝트를 실패한 직원에게 비싼 샴페인으로 축하해주는 문화가 있다”며 “’실패는 용인 가능한 것’이라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마엘은 지난해 방한 때 한국의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 소감도 솔직하게 얘기했다. “한국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실패를 크게 두려워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이들에게는 도움을 받을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핀란드 청년들은 창업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으면 투자자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거나 대기업 CEO에게 메일을 보내 조언을 받는 경우도 많다”며 “한국은 경력을 중시하고 위험 부담이 있는 투자를 하지 않는 등 다소 폐쇄적인 분위기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불경기는 모두에게 똑같은 시련이기에 너무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금 좋은 날이 올 거예요.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기업을 재창조할 최적기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가지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