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에서 열린 ‘LG전자 박세리 월드매치’에서 박세리(왼쪽)가 티샷 후 임희정(가운데), 박현경(오른쪽)과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전 세계 골프계의 롤 모델인 박세리가 초청해줘 감사하다. 박세리 희망재단의 좋은 취지에 뜻을 보태고자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안니카 소렌스탐)

“이렇게 함께 모여서 경기를 치르니 예전에 함께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재미있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하게 돼 기분이 좋다”(로레나 오초아)

26일 오후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청라GC에서 열린 'LG전자 박세리 월드매치'에 LPGA 레전드로 출전한 로레나 오초아(LPGA 통산 27승)가 같은 그룹에 속한 청야니(LPGA 통산 15승)와 인사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골프 영웅 박세리(LPGA 통산 25승)와 동시대에 활약한 레전드 선수 5명, 세리키즈 출신을 포함한 현역 6명 등 총 1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뉴시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박세리(45)와 안니카 소렌스탐(52·스웨덴), 로레나 오초아(41·멕시코)가 2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LG전자 박세리 월드매치’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9월 설해원 셀리턴 레전드 매치에 함께 출전한 지 3년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 외에 로라 데이비스(59·잉글랜드), 크리스티 커(45·미국) 그리고 한 세대 아래인 쩡야니(33·대만)도 함께했다. 이들 레전드와 함께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효주(27)를 비롯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스타인 박민지(24), 박현경(22), 조아연(22), 임희정(22), 황유민(19) 등 젊은 한국 선수들이 짝을 이뤄 경기하자 팬들 환호가 끝없이 쏟아졌다.

안니카 소렌스탐(위 사진)과 로레나 오초아(아래). /연합뉴스·뉴시스

이들 레전드가 LPGA 투어에서 거둔 승수만 소렌스탐 72승, 오초아 27승, 박세리 25승, 데이비스 20승, 커 20승, 쩡야니 15승 등 무려 179승에 이른다. 이들은 짝을 이뤄 경기했다. 이번 대회는 전반 9홀은 포볼 경기(2인 1조로 팀을 이뤄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그 홀의 점수로 삼는 방식)로, 후반 9홀은 포섬 경기(2인 1조로 팀을 이뤄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로 열렸다.

이번 대회 최고령 출전자인 데이비스와 최연소 출전자인 황유민이 짝을 이뤘는데 무려 40세 차이가 났다. 데이비스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멋진 경기를 함께하자”고 하자 황유민은 “초등학교 때 TV로 보던 스타 선수와 함께 경기해 영광이다”고 감격했다. 박세리는 임희정과 소렌스탐은 박현경과 커는 김효주와 쩡야니는 조아연과 호흡을 맞췄다.

26일 오후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청라GC에서 열린 'LG전자 박세리 월드매치'에 LPGA 레전드로 출전한 아니카 소렌스탐(LPGA 통산 72승)이 버디 퍼팅 성공 후 같은 조 박현경에게 공을 건네고 있다.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골프 영웅 박세리(LPGA 통산 25승)와 동시대에 활약한 레전드 선수 5명, 세리키즈 출신을 포함한 현역 6명 등 총 1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뉴시스

이날 오초아와 팀을 이뤄 포섬 경기에서 우승한 박민지는 “골프를 시작하고 쳐다볼 수도 없는 높은 곳에 계셨던 분들과 함께 자리를 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기뻐했다. 이날 1억원의 기부금이 걸린 포섬 경기에서 정상에 오른 오초아와 박민지는 자신들 이름으로 박세리 희망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하게 됐다. 박세리 희망재단은 주니어 골퍼 육성과 환경 보전에 기부금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버디 1개당 100만원씩 기부금이 걸린 오전 포볼 경기에서는 19개의 버디가 나와 1900만원을 모았다. 여기에 박세리 희망재단이 3100만원을 더해 총 5000만원의 기부금을 마련하고 이번 주 열리는 하나금융 챔피언십에서 마련되는 기부금과 함께 자선기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번 대회를 후원한 LG전자는 5000만원을 서울재활병원에 기부해 취약계층 근육장애아동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한다. 박세리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 골프 인기가 올랐지만, 반대로 선수들이 훈련하고 연습할 환경은 더 열악해졌다고 느꼈다”며 “이번 이벤트 대회를 통해 자선 기금을 모으고 선수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게 돕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