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개봉한 영화 ‘레이더스’를 통해 채찍을 휘두르는 모험광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로 전 세계 영화팬들을 열광시켰던 액션 스타 해리슨 포드(80). 40년 넘게 계속됐던 그의 인디아나 존스 대장정이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포드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디즈니 팬 축제 ‘D23 엑스포’ 행사로 열린 인디아나 존스 5편 예고편 공개 행사에 참석해 이번 작품을 끝으로 더 이상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하차 방침을 밝혔다.
포드는 레이더스의 후속편인 ‘인디아나 존스’(1985년)와 3편인 ‘최후의 성전’(1989)에서 연이어 주연을 맡았다. 이후 무려 19년 만에 만들어진 4편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년)에서도 일흔을 앞둔 나이에 컴백해 직접 액션 연기를 펼쳤다. 이번 5편 촬영 과정에서도 포드는 격투신 리허설 과정에서 어깨를 다쳤지만, 대부분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개봉할 ‘인디아나 존스’ 5편의 예고편도 이날 최초 공개됐다. 예고편에서는 인디아나 존스가 그의 오랜 친구인 살라와 만나는 장면, 존스가 말을 타고 뉴욕시를 가로지르는 장면, 맨해튼에서의 추격전 등이 포함됐다. 1~4편을 연출했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프로듀서에 이름을 올렸고, ‘빰빠밤밤~ 빰빠밤’으로 시작하는 유명한 주제 음악을 작곡한 할리우드 영화음악 거장 존 윌리엄스(90)역시 이번에 영화음악가로 참여해 새로운 테마곡들을 작곡했다. 메가폰을 잡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내가 영화감독이 된 이유 중 하나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라며 각별한 존경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서 해리슨 포드는 맨골드 감독, 여배우 피비 월러-브리지와 함께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했다. 포드는 “우리에게 놀라운 경험을 만들어주어서 감사하다”며 “이 영화가 환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월러-브리지 역시 “이 영화를 함께 만들 수 있던 건 정말 운이 좋았던 일”이라고 말했다. 40년간 연기해오며 사실상 ‘분신’과 같은 존재인 인디아나 존스와 결별 방침을 알린 포드가 무대에서 북받치는 감정에 눈시울을 붉히자 관객들은 일어서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날 D23 엑스포에서 포드는 2편에서 자신을 돕는 동양인 꼬마 조수역을 맡아 일약 아역 스타로 떠올랐던 베트남계 미국 배우 키 호이 콴과 38년 만에 해후했다. 인디아나 존스는 4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시리즈다. 제작사 루커스 필름 측은 해리슨 포드가 하차한 뒤에 다른 ‘인디아나 존스’를 섭외해 6편을 찍을지는 밝히지 않았다. 원래 올해 7월 개봉할 예정이었던 인디아나 존스 5편은 코로나 여파로 내년 6월 30일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