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등으로 유명했던 할리우드 배우 고(故) 폴 뉴먼의 다섯 딸 중 두 명이 부친이 생전에 만든 비영리 재단 ‘뉴먼스 오운 파운데이션’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2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 등을 사용해 벌어들인 돈이 자선 활동에 많이 쓰이기를 바랐던 뉴먼의 유지(遺志)와 달리 이 재단이 최근 몇 년 새 기부에 쓰이는 금액을 삭감했다는 이유에서다.
뉴먼은 동료 배우인 조앤 우드워드와 결혼해 1남 5녀를 뒀으며, 그중 다섯 딸이 생존해 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차녀인 수전(69)과 넬(63)이다. 이들은 뉴먼스 오운 파운데이션이 부친의 유지를 어긴 데 대한 배상으로 160만달러(약 21억5000만원)를 자신들이 지정한 자선 재단에 기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1982년 유기농 샐러드 드레싱과 소스 등을 판매하는 식품회사 ‘뉴먼스 오운’을 설립한 뉴먼은 2008년 작고 전까지 20여 년간 여기서 얻은 수익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이상을 모두 기부했다. 세상을 뜨기 3년 전인 2005년 당시 80대에 접어든 뉴먼은 비영리 재단 ‘뉴먼스 오운 파운데이션’을 만들어 자신의 식품회사에서 나오는 수익 및 자신과 관련된 지식재산권 등의 관리를 맡겼다. 이 재단의 이사회 명단을 보면 뉴먼이 생전에 함께 일했던 비즈니스 매니저 등만 포함돼 있고, 아내와 딸들은 빠져 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두 딸은 이 재단이 자선사업을 줄였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뉴먼은 비영리 재단에 모든 수익권을 주면서 자신의 딸들이 운영하는 별도의 자선 재단들에 매년 40만달러를 주라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뉴먼의 사후 이것이 연간 20만달러로 삭감됐다는 것이다. 딸들은, 자신의 사후 기부를 우선하는 운영 방식이 달라질 것을 우려한 뉴먼이 ‘뉴먼스 오운 파운데이션’에 대한 일종의 ‘견제’ 장치로 딸들의 자선 재단에 기부를 맡겼는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아 유지가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