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한 미국 바이애슬론 선수 대니얼 크노센(42)의 이력은 독특하다. 미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이며, 폭발물 사고로 장애를 얻고 운동선수로 전향한 뒤 하버드에서 행정학, 종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육체적 도전뿐 아니라 학문적 도전에도 끌린다”고 말한다.
크노센은 지난 8일 중국 장자커우 국립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남자 미들 좌식 경기에서 12위를 했다. 지난 5일 열린 스프린트 좌식에선 4위에 머물러 간발의 차로 메달을 놓쳤다. 지난 2018 평창 패럴림픽에서 메달 6개(금 1·은 4·동 1)를 휩쓴 선수다.
결과는 예전 같지 않지만, 크노센은 패럴림픽 무대에서 여전히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아일린 케리 미국 노르딕스키 대표팀 코치는 “크노센은 경기 결과가 아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전형적인 선수”라고 했다.
크노센은 군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에, 아버지는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미 중부 캔자스주 농장에서 나고 자란 크노센은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바다를 실제로 본 적이 없었다. 2002년 임관한 그는 2009년 9월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두 다리를 잃었다. 네이비실 1팀 소속 소대장으로 팀원 18명을 지휘했던 그는 야간 순찰에서 맨 앞에 섰다가 탈레반의 IED(급조 폭발물)를 밟았다. “그때 제 마지막 기억은 헬리콥터로 끌려가는 거였어요. 팀원들이 제 목숨을 구하고 있었죠. ‘지금 정신 잃으면 죽는다’고 생각하며 15분간 고통을 버텼어요. 헬리콥터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기억이 끊겼어요.”
크노센은 40여 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수영을 못 하는 해군’이 된 그는 내륙에 있는 콜로라도주 기지로 전근됐다. 의족을 차고 운동을 시작했고, 부상당한 군인을 패럴림피언으로 키우는 미국패럴림픽위원회의 캠프에 참가 신청을 했다. 원래 달리기나 핸드사이클 선수가 되려고 했지만,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코치들이 조용한 숲속 눈길의 매력을 이야기하며 그를 설득했다. 크노센은 그 후 전업 스키 선수로 전향하며 해군에서 퇴역했다.
그는 “네이비실 생활이 사고 이후 시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네이비실의 ‘지옥주’(Hell Week)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다. 그는 5일 넘게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수백km를 뛰고, 20시간가량 체력 훈련도 받는 지옥주 경험을 떠올리면서 “내 한계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멀리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고 했다.
그가 하버드에서 종교학을 공부한 것도 군에서 겪은 사고 때문이다. 무교인 그는 “사고와 고통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종교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한때 저 자신이 불쌍했고, ‘내가 그때 왜 거길 밟아서…’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그렇지만 그날 앞장선 것 또한 저의 선택이었다는 게 제 결론”이라고 했다. 그는 오는 11일 개인 좌식에서 메달에 다시 도전한다.
/베이징=김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