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4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방한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 안필영(랠프 안)옹이 서울 중구 그랜드 앰베서더 호텔에서 방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뉴스1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 안필영(96·미국 이름 랠프 안)씨가 3·1절을 사흘 앞둔 26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했다고 현지 한인 단체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과 LA한인회가 전했다.

고인은 1926년 LA에서 안창호 선생의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미국에서 활동하며 해외 독립운동의 기틀을 닦았던 안창호 선생은 막내아들이 태어났을 땐 중국 상하이로 활동 무대를 옮겨, 고인이 부친의 얼굴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고인은 미 LA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을 졸업했으며, 2차 세계대전 땐 진주만을 공격한 일본군에 맞서려 미 해군에 복무했다. 종전 이후엔 독립유공자이자 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활동했던 큰형 안필립 선생의 영향을 받아 배우가 됐다.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배틀 서커스’와 ‘미션 오버 코리아’ 등에 출연했다. 배우 활동을 중단했던 시기엔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자녀들. 왼쪽부터 안필영, 안필립, 안수산 선생. /국가보훈처

고인은 미국 내 한인을 대상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등 봉사 활동을 하고, 최근까지도 3·1절과 광복절 기념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한인 사회에서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두 딸이 있다. LA한인회는 유족과 상의해 고인의 장례를 한인 사회장으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