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실에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의 자녀 10명이 모였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본부 사무실에서 ‘뇌사 장기 기증인 유자녀 장학금 수여식’에 참여한 자녀들은 “생명을 나누는 일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위대한 일”이라며 “부모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라고 했다.

/구아모 기자

대구 계명대에 다니는 김주희(19)씨의 아버지 김일영씨는 10년 전, 44세의 나이로 신장·간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급성 뇌졸중으로 뇌사 판정을 받은 후였다. 김현진(21)씨의 어머니도 8년 전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간호학과에 진학했다”고 했다. 10년 전에 아버지를 떠나보낸 서재원(26)씨도 “평생 봉사 활동을 하시다가, 마지막까지 장기 기증을 하고 떠난 아버지의 가르침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뇌사 장기 기증인 2465명 중 약 62%인 1530명이 30~50대다. 본부 관계자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많고, 배우자가 홀로 남겨져 아이들을 키우는 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자녀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꾸준히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