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2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성북구 안암동 하나과학관 송정홀에서 보건과학대학 역사전시관 개관식을 열었다.
고려대는 지난 1963년 의학기술초급대학을 설립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학부 단계에서 보건과학 전문 과정을 마련했다. 당시 의학기술초급대학 초대 학장을 지낸 고 주인호 박사의 가족이 주 박사의 뜻을 기리며 마련한 장학금 전달식도 열렸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이날 행사에서 “코로나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건과학의 역사를 한눈에 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날 개관식이 열린 송정홀은 지난해 8월 주인호 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주 박사의 호 ‘송정(松亭)’에서 이름을 따왔다. 주 박사는 의학기술초급대학 초대 학장을 지낸 후 1969년부터는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지구 전염병 수석고문관을 맡아 전염병 퇴치에 헌신했고, 이 공로로 영국 왕실 종신학술위원에도 추대됐다. 그 인연으로 이날 행사에는 주 박사가 아프리카에서 근무할 당시 인연을 맺었던 나라인 케냐의 주한대사도 참석했다. 주 박사는 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중보건’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인물이기도 하다.
주 박사 유족은 역사전시관 개관을 맞아 1억원 규모의 송정장학금을 마련해 고려대 보건과학대학에 기부했다. 주 박사의 둘째 딸이자 여성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보건소장을 역임한 주혜란 의학박사는 이날 유족을 대표해 “보건과학대학의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받는 아버지의 뜻을 기리며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주 박사의 첫째 딸 주인숙 소아과 원장은 “의대 진학을 망설이던 내게 ‘의사로 살면 평생 좋은 일을 하고 살 수 있다’고 말해주신 아버님이 기억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