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전문가가 돼야겠다’고 다짐한 게 1994년이네요. 그때만 해도 ‘먹고 살기도 힘든데 뭘 걷느냐’고들 했죠.”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에서 교양체육을 가르치고 있는 김경태(49) 박사는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복학한 1994년부터 지금까지 27년간 ‘걷기’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 ‘국내 노르딕워킹 1호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사단법인 노르딕워킹IK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에서 노르딕워킹을 가르치고 있다.

걷기 전문가 김경태 박사가 서울 마곡에서 폴을 짚으며 걷는‘노르딕워킹’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 박사는 국내에 노르딕워킹을 보급하는 등 걷기 전도사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남강호 기자

노르딕워킹은 노르딕스키에서 착안해 평지에서 스키를 타듯이 폴(Pole)을 짚으며 걷는 운동이다. 원래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여름에 체력강화 훈련으로 하던 것에서 비롯했다. 끝 부분이 고무로 돼 있는 전용 폴을 쓴다. 무릎에 가는 충격이 덜하고, 가슴·등·허리 등 상체 근육도 사용하며, 에너지를 두 배 가까이 소모한다는 장점이 있다. 1997년쯤 핀란드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유럽 각국으로 퍼져 나갔다.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복학한 뒤 남들과 다른 걸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둘러보다 ‘걷기’를 나만의 브랜드로 삼기로 마음먹었죠. 어릴 때부터 어느 한 분야의 선구자가 되는 게 꿈이었거든요.”

그때부터 국내 한국체육진흥회 걷기 단체에 가입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1998년엔 서울~부산 국토대장정, 1999년엔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대종주를 했다. 전국 방방곡곡 걸을 수 있는 곳이라면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다. 그는 “걷기로만 지구 한 바퀴는 돈 것 같다”고 했다.

당초 김 박사는 대학에서 체육교육학 석사 과정을 밟은 뒤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2004년 초 노르딕워킹을 접하면서 걷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욱 관심 갖게 돼 공부를 더 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일반 걷기는 문턱이 너무 낮아요. 입문한 지 얼마 안 돼도 모두 ‘전문가’를 자처해요. 그런데 2004년 초 한 지인이 북유럽 출장을 다녀와 ‘유럽에서 요즘 유행한다’며 폴을 짚으며 걷는 걸 봤습니다. 그게 노르딕워킹이었죠.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 생각했습니다.”

2004년부터 2년 동안 인터넷으로 외국 동영상과 자료를 뒤져가며 독학했다. “핀란드에서 노르딕워킹 강의를 들었던 사람을 우연히 알게 돼 이것저것 물어보고요. 걷기 강좌를 다니면서도 차에 항상 폴을 실어두고 다니며 틈틈이 연습했죠.”

김 박사는 2006년부터 노르딕워킹 국내 전도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 5월 독일에서 노르딕워킹 헤드코치 자격증을 취득했다. 폴을 들고 제대로 걸으며 허리도 펴지고 통증도 완화되는 효과를 맛본 워킹 모임이 노르딕워킹 모임으로 바뀌기도 했다.

“일반 걷기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걷기의 재미를 알 수 있게 해줘요. 폴을 쥐고 걸으니 자연히 거리 두기가 되죠. 코로나 시대에 이만한 걷기 운동이 또 어디 있을까요? 100걸음 제대로 걷는 게 보약보다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