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바람은 저를 본떠 만든 이 인형이 아이들에게 ‘백신학 전문가(Vaccinologist)’ 같은, 이전엔 생각도 못했던 중요한 직업들이 과학계엔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예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개발자 중 한 명인 세라 길버트(Sarah Gilbert·59) 옥스퍼드대 교수가 바비인형으로 다시 태어났다. 다국적 완구 기업 마텔은 4일(현지 시각) 팬데믹 이후 방역 최전선에서 코로나와 사투를 벌여온 여성 의료진 6명을 롤 모델로 기리는 바비인형 6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2021 롤 모델’ 시리즈로 여성들의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STEM) 분야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길버트 교수를 비롯해 미국 뉴욕에서 첫 번째 코로나 환자를 돌본 응급실 간호사 에이미 오설리번(Amy O’Sullivan), 코로나 이후 아시아인을 향한 차별에 맞서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시아계 의사들과 협력한 의사 오드리 수 크루즈(Audrey Sue Cruz), 의료계에 만연한 인종차별에 저항한 캐나다 정신과 전문의 스테이시 오리우와(Chika Stacy Oriuwa), 브라질에서 코로나 변이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밝히는 작업을 한 생체의학 연구자 자클린 괴스 드 지저스(Jaqueline Goes de Jesus), 재사용할 수 있는 방호복을 공동 개발한 호주 의사 커비 와이트(Kirby White) 등이 모델이 됐다.
1959년 3월 뉴욕 국제장난감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인 바비인형은 금발의 늘씬한 백인만을 모델로 삼던 데서 벗어나 다양한 인종과 국적, 체형은 물론 휠체어를 타거나 의족을 한 인형 등으로 다채로워졌다. 특히 ‘아이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나이팅게일 같은 간호사와 발레리나, 영화감독, 기자, 사이클 챔피언, 패션디자이너, 우주비행사 등 여성 롤 모델 바비를 200여 종 선보였다. 바비의 ‘환갑’을 맞았을 땐 소녀들 자존감을 높여주는 활동을 지원하려고 인형 1개가 팔릴 때마다 1달러를 기부하는 ‘드림 갭(Dream Gap)’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번 롤 모델 시리즈 역시 인형 1개가 팔릴 때마다 5달러가 ‘더 퍼스트 리스판더스 칠드런즈 파운데이션’(the First Responders Children’s Foundation·FRCF)에 기부된다. 기부금은 코로나로 2년 가까이 고생하고 있는 미국 응급 의료 요원들의 자녀들을 돕는 데 쓰인다. 마텔의 전무 리사 맥나이트는 “많은 아이가 코로나 시대에 의료 영웅들이 쏟아부은 노고와 이야기들을 듣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또다른 영웅으로 자라나기를, 그래서 이들처럼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