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 지체 중증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노력해 장애인을 돕는 공무원이 됐다. 인사혁신처 균형인사과 정미희(42·8급) 주무관 얘기다.
정 주무관은 22일 “어머니가 교통사고 트라우마를 겪는 장애인 딸을 포기하지 않고 초등학교 때부터 자전거로 등·하교를 시켜주셨다”고 했다. “어머니와 가족의 정성과 노고로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금의 공직자 삶 또한 가능했다”고 했다.
장애인으로서 공직자가 되기까지 오랫동안 관련 분야 경험을 쌓은 게 도움이 됐다. 그는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중학교 땐 보육원으로 자원봉사를 갔다”며 “배우고 경험하면서 일찍부터 소명의식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공주대 전자계산학과에 다닐 땐 장애인정보화협회에서 컴퓨터 강사로 자원봉사를 했다. 그 과정에서 공대생이던 그는 사회복지사로 진로를 바꾸게 됐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 분리와 차별이 아닌 다양성의 어우러짐과 포용이 삶을 풍요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체험했다”고 했다.
나사렛대 대학원에서 장애인복지학을 전공한 그는 2003년부터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13년간 근무했다. 건강이 악화해 2년 반 쉬다가 재취업에 나섰지만 나이와 장애 탓에 취업의 문을 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중증장애인 경력 경쟁 채용 제도를 알게 돼 도전했고, 그는 자격증 취득과 공부에 매진했다. 마침내 2019년 9급 중증 장애인 경력 공개채용에 합격했다.
정 주무관은 현재 자신처럼 장애를 갖고 있는 공무원들을 위해 근로 지원과 보조공학기기 지원, 멘토링 등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는 문장을 좋아한다”고 했다. “거듭 실패하고 방황하더라도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인간의 아름다운 도전과 노력을 상기하게 해주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