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왕’으로 불리며 1960~70년대 국내 프로 레슬링계를 호령한 고(故) 김일(1929~2006) 선수 외손자가 도의원에 당선됐다. 박선준(43) 당선인은 지난 7일 전남 고흥군 제2선거구 전남도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와 득표율 53.34%(9045표)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8일 본지 통화에서 “외할아버지는 당산나무처럼 지역을 묵묵히 지키는 거목이었다”며 “고향 주민에게 사랑을 실천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정치인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김일 선수의 고향은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 1960년대 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임자, 소원이 뭔가”라고 묻자, 김일은 “고향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주민이 김 수확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고, 6개월 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섬 가운데 처음으로 거금도에 전기가 개통됐다는 일화가 있다.
김일은 2남 2녀와 손자 5명, 손녀 4명을 뒀다. 고흥에서 사는 둘째 딸 김순희(73)씨 막내아들이 박 당선인이다. 그는 외가인 거금도와 당시 배로 20분 떨어진 고흥 녹동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다리로 연결돼 차로 5분 거리다. 경희호텔경영전문대 조리과를 나와, 전문 요리사로 7년간 일본과 미국 등에서 경력을 쌓았고, 2004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박 당선인은 “외할아버지 뜻을 이어받아 주민과 지역에 헌신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