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년 성추행 의혹으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메트)에서 불명예 퇴진했던 지휘자 제임스 러바인(77)이 지난 9일 미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한국 시각) 전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파킨슨병과 신장 질환, 허리 디스크 등으로 투병했다.
러바인은 1973년 미 최고 오페라극장으로 불리는 메트의 수석지휘자로 임명된 뒤 음악감독과 예술감독으로 승진을 거듭하면서 40여년간 이 극장을 이끌었던 세계적 지휘자다. 하지만 1968년부터 10대 소년 3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2018년 뒤늦게 불거지면서 극장에서 해고당했다. 그는 혐의를 반박하면서 극장과 명예훼손 소송을 벌이다가 지난해 합의금 350만달러(약 39억원)를 받고 끝냈다. 결별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지만 메트는 이날 추도 성명을 내고 “그의 부인할 수 없는 예술적 성취를 평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