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차기작은 없다. 만화가 힘들다.”

인기 웹툰 ‘복학왕’의 만화가 기안84(본명 김희민·37·사진)가 속내를 털어놨다. 15일 공개된 동료 만화가 이말년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다. 당초 인터뷰는 그의 작업실에서 생방송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말실수를 걱정한 기안84의 요청으로 녹화로 변경했다.

/오종찬 기자

그는 지난해 9월부터 ‘복학왕’을 통해 한국의 집값 폭등과 그로 인한 국민적 절망을 풍자하고 있다. 서민들이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아파트 청약 오디션’을 그리거나 ‘행복주택’ 간판을 단 허름한 집들을 가리키며 “선의로 포장만 돼 있을 뿐… 그런 집은 너희들이나 실컷 살라고” 같은 대사를 넣는 식이다. 현 정권의 부동산 실책을 겨냥한 장면이라는 독자들의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20대에는 나도 청년이었고 직업을 찾아 헤맸지만 이제는 잘 먹고 잘사는 축에 들어가버리니까 그런 사람이 약자 편에서 그런 만화를 그린다는 게 기만이 되더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을 꼬집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서울 송파구의 상가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뭘 해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내 사주에 구설수가 있다더라. 기사가 빵빵 터져대니까.”

쉼 없는 웹툰 연재에 대한 부담도 밝혔다. “스물여섯 살부터 했으니 (웹툰 작업을) 12년간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인생의 밸런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놀고, 먹고, 일하고, 여행하고. 근데 마감, 마감, 마감, 마감이 됐다.” 그는 “시청자도 무섭고 네이버(연재처)도 무섭고 모든 사람이 다 무섭게 변한다”고도 했다. “만화가는 연재 중에는 삶이 없다. 좀 있으면 마흔이니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 이어 “초등학교 때 꿈이 가수였다”며 “어디까지나 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