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출신의 동갑내기 ‘경찰 부부’가 4일 경찰청이 선발한 ‘책임수사관’에 나란히 선발됐다. 주요 사건 수사를 맡기기 위해 전국에서 단 90명의 ‘에이스 수사관’을 뽑았는데, 이 부부가 24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이다.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만난 부천소사경찰서 소속 지우현(42)·정성숙(42) 경감은 “서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이라고 했다. 지씨 부부는 2002년 순경 임용 교육을 받던 중앙경찰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아내 정 경감은 “당시 키 크고 피부도 하얀 남편이 멋있어 보여, 수료식 이틀 전에 먼저 말을 걸었고 3년 뒤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
두 사람은 “우리는 부부이자, 좋은 수사 동료”라고 했다. 지 경감은 “경찰이란 직업이 모텔 앞에서 2박 3일간 잠복하거나, 1주일 내내 목격자를 쫓기도 하고 집에 도통 붙어있기가 어렵다”면서 “그때마다 아내가 ‘범인 잡을 때까지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고1 딸과 중1 아들 육아도 경찰서에서 했다. 정 경감은 “둘이 야근이 겹치는 날에는 애들을 경찰서 숙직실에서 재우거나, 사무실에 데려와 일을 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악착같이 수사와 가정 생활을 병행하며 두 사람은 한 차례씩 특진했고, 통상 25년 걸리는 경감 승진도 각각 16·17년 만에 했다.
한 지붕 아래 ‘에이스 수사관’이 함께 살다 보니 거짓말도 쉽지 않다. 아내 정 경감은 “남편이 밖에서 ‘야근한다’고 거짓말하고 술 마시는 날은 목소리만 들어도 바로 알아챈다”고 했다. 지 경감은 “아내가 ‘경제 사기’ 분야를 오래 하다 보니, 월급 숨겨 비상금 만드는 건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이들은 5일부터 각각 경기남부청 반부패수사대, 수사심사담당관실에서 일하게 된다. 부부는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책임수사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