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종로에서 화상으로 열린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의 ‘온라인 법률 교육’ 수료식. /김앤장 법률사무소

“여자 기숙사는 선팅이 돼 있는데 남자 기숙사는 안이 들여다보입니다. 사생활 침해이고, 행복추구권 위반입니다.”

22일 서울 종로의 한 사무실에서 전남 곡성의 옥과고 학생들이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생활 속 법률 문제 해결’을 발표했다.

‘선팅’ 문제를 들고 나온 윤찬웅 학생은 “창문에 ‘여기는 남자 기숙사’ 포스터를 붙여보기도 했고, ‘창문 들여다보지 않기’ 캠페인도 벌여봤다”며 “결국은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기숙사 창문에 선팅을 하는 것을 약속받았다”고 했다. 발표를 지켜본 김앤장 법률사무소 민경준 변호사는 “포스터로 공론화해 캠페인을 하고, 교장 선생님 면담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흡사 국회 입법 활동과 유사하다”며 “좋은 해결책을 찾았다”고 했다.

이날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이 공익 활동을 하는 기구인 사회공헌위원회(위원장 목영준·이하 사공위)가 8회에 걸쳐 실시한 법률 교육을 마치고 수료식을 하는 날이었다. 사공위는 2018년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법률 교육을 해왔다. 올해는 코로나로 화상회의 방식을 택했다.

세뱃돈 10만원을 학교에서 잃어버린 친구 사례로 ‘절도죄’를 발표한 팀도 있었다. 박시영·정효진 학생은 “CCTV가 있는 곳에서만 절도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며 “교실 내 설치를 제안했지만 교장 선생님이 ‘사생활 침해와 학습권 위축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해 결국 복도에 감시 카메라를 다는 쪽으로 결론 났다”고 했다.

소년 범죄를 관대하게 처벌하는 ‘소년법’에 대해 학생들 스스로 문제라고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승연 학생은 ‘만 19세 이하 청소년의 무면허 운전에 대해서는 소년법을 적용하지 않고 징역 1년에 처한다’는 법조항을 제안했다. 이들은 “어렵고 복잡한 줄만 알았던 법으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신기하다”고 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코로나로 인한 ‘교육 격차 해소’의 의미도 있었다. 목영준 사회공헌위원장은 “원격 교육을 한 결과 서울서 먼 지역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 뜻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