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씨가 비혼(非婚) 상태로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한 사실을 밝혀 화제다. 그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면서 “지금까지 자기 자신 위주로 살아왔던 제가 앞으로 아들을 위해서 살겠다”고 썼다. 이어 영어로 “싱글맘이 되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부끄러운 결정도 아니었다”면서 “나를 자랑스러운 엄마로 만들어준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썼다.

사유리는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아기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아기가 없어도 엄마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시선보다 본인의 진심을 생각해보고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사유리 인스타그램

일본 국적의 사유리씨는 2007년 KBS 예능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MBC ‘진짜 사나이’ 등에 출연하며 거침없고 엉뚱한 입담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올해 해외의 한 정자은행에서 일본인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인터뷰에서 “산부인과에서 난소 나이 검사를 했는데 마흔여덟 살이라고 했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를 너무 갖고 싶었지만,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급하게 찾아서 결혼하는 건 어려웠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여성이 임신을 위해 정자를 기증받으려면 배우자인 남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미혼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는 건 불법이다. 정자를 기증한 남성은 친권을 주장할 수 없다.

굳게 마음먹었지만 비혼으로 출산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일본에서 만삭일 때 사람들이 ‘아빠는 한국 사람이죠?’라고 물어봤고, 나는 ‘네, 한국 사람이에요’라고 했다. 상대방이 민망하게 느낄까 봐 그랬다”면서 “앞으로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솔직하게 말하겠다”고 했다.

그의 소식은 저출산과 낙태 등 여성 인권과 출산에 대한 논란으로 뜨거운 한국 사회에 ‘비혼 여성의 출산할 권리’라는 화두를 던졌다. ‘비혼’과 ‘출산’이 양립할 수 있다는 용기 있는 결정에 응원과 지지도 뜨겁다. 온라인에선 “아내나 며느리의 지위에 얽매이지 않고 어머니의 지위만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하다” “아이를 원하지 않아 낙태해도 처벌하고, 간절히 원해서 혼자 낳겠다는 것도 처벌하는 현실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각에선 “아이가 아빠의 빈자리를 느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내지만, 사유리씨는 “태권도도 배우고 운동도 같이 하겠다"고 했다. 아빠의 부재를 이해시킬 방법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아빠’라는 말 대신 ‘기프트(gift·선물)’씨라고 부르기로 했다. 선물 같은 아이를 준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엄마도 아빠를 만난 적 없지만, 네가 태어나는 것을 도와줬다고 솔직히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일본도 한국도 아기를 안 낳는다. 그러면서 아기를 가지려고 하는 사람을 도와주지는 않는다. 사회적 시선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